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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기저기 "삐삐", 춘추전국시대

3부. 무선호출기 시대

by 김문기

1986년은 국내 무선호출기(삐삐) 서비스가 도약을 위한 첫 전환점을 맞이한 해다. 초기 호출음만을 전달하던 단방향 음성 기반 장비에서, 디스플레이 탑재를 통해 숫자 및 간단한 문자를 전달할 수 있는 장비로 진화한 것이다. 이제 수신자는 호출자를 식별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무선 기반 개인 통신이라는 개념을 현실로 끌어당긴 변곡점이었다.


1986년 2월 1일, 체신부와 한국전기통신공사는 문자 디스플레이를 갖춘 무선호출기를 공식 도입했다.1) 가격은 20만원으로 이전 모델보다 비쌌지만, 기능 향상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기존 음성 호출형 기기는 이와 동시에 월 사용료가 1만2천원에서 9천원으로, 회선 추가 비용도 9천원에서 6천원으로 인하되며 시장 내 가격 체계에 변화를 일으켰다.


디스플레이 호출기의 등장 직후,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3월 말 기준, 청약접수는 약 5천여 건에 달했고, 그 중 일부는 기기를 받지 못해 대기 명단에 올랐다. 서비스 지역도 빠르게 확장됐다. 서울과 부산에 머물던 호출 서비스는 1987년부터 대전, 대구, 광주, 인천 등 전국 주요 도시로 확대되었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춘천과 제주도까지 진출하게 된다.

다운로드 (5).jpeg 배우 이정재가 배우 이정재가 광고모델로 등장한 한국이동통신 012 홍보포스터(좌)와 이후 30주년 기념 광고촬영을 한 모습 [사진=SKT인사이트]


1988년 5월, 체신부는 무선호출기 공급 방식을 개편하며 2차 전환기를 맞이했다. 이전까지는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제조사로부터 일괄 구매해 보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해부터는 제조사가 직접 시장에 공급하며 소비자 선택권이 크게 확대되었다. 이용자 중심의 공급 체계로 바뀐 것이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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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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