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자동차다이얼전화 '카폰'
오늘날 누구나 손에 쥐고 있는 이동통신 단말기의 전신은 의외로 ‘차 안에 있던 전화기’였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카폰'은 원래 '자동차다이얼전화'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는 1984년 수도권 상용화 이전까지는 일반인에게는 극도로 제한된, 극소수만이 사용하는 희귀 통신수단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카폰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60년대다. 당시 단말기 가격은 무려 85만원, 기본 사용료가 월 1만750원, 통화당 도수료 63원이라는 고가 정책으로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려운 수준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차량 1대 가격보다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프리미엄만 1천만원에 달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일부 장비는 미군용으로 보급된 모토로라 제품이었으며, 이 장비가 절도 대상이 되는 등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모토로라 카폰 14대가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는 한화 약 1천만원 규모의 피해였다.1)
고가 장비였던 만큼 초기 자동차다이얼전화는 체신부로부터의 허가를 받아야만 설치할 수 있었다. 1975년 기준 전국에 약 200대만 보급됐으며, 그조차도 기술적 제약으로 인한 통화 적체 문제가 발생할 정도였다.2) 당시 카폰은 VHF 150MHz 대역의 단선 아날로그 교환기 기반으로 구축됐으며, 지역 간 연동이 불가능하고 수신 품질도 매우 불안정했다. 달리는 차량에서는 신호 감도가 낮아 실질적인 통화 품질은 매우 떨어졌다. 회선 수 자체가 400개 미만에 불과해 통화 대기가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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