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SKT, 신세기통신 품다
'전광석화' 인수전

20부. SK텔레콤+신세기통신 인수합병

by 김문기

1999년 12월 17일, 침묵하던 SK텔레콤이 전면에 등장하며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들썩였다. 신세기통신 인수를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사전문의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SK텔레콤이 인수전의 유력 주자로 급부상한 것이다.1)


당시 기업결합 사전신고 의무는 없었으나, SK텔레콤이 공정위에 자진 문의한 사실이 공개되며 업계는 술렁였다. 무엇보다 예상 밖 주자의 등장에 신세기통신 인수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업계는 SK텔레콤의 등장 배경에 여러 해석을 내놨다. 가장 유력했던 설은 코오롱이 먼저 SK에 지분 매각을 제안했고, 포항제철 역시 구조조정 차원에서 SK와 손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면에는 외국계 기업에 제2이통사를 넘길 수 없다는 정부의 강한 메시지가 작용했다는 시각이 힘을 얻었다. 정부가 SK 측에 ‘구조조정의 마무리를 맡겨야 한다’는 압박을 넣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코오롱이 ATI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SK텔레콤을 활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몸값을 올리고,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언론 플레이였다는 것이다.


추측이 난무하자, SK텔레콤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사내에서도 인수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았지만, 결국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설명이었다. 이후 공개된 『SK 50년사』에 따르면, 손길승 당시 SK그룹 회장은 “앞으로 통신사업의 구조조정이 일어나면 1등만 살아남기 때문에 우리가 1등이 되려면 어떠한 난관이 있어도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합병할 필요는 없다며 안된다고 하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손익계산을 해보니까 내 얘기가 맞았다. 그래서 내가 시행할 테니 맡기라고 했다. 그렇게 반대의견을 잠재우고 난 뒤에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 전광석화같이 일을 시행했다”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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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인수 타당성을 빠르게 분석했다. 첫째, 망 통합에 따른 중복투자 해소 및 유지비 절감이 가능했다. 둘째, 신세기통신이 보유한 537개 대리점을 통해 SK텔레콤의 1,300개 전속 대리점에 더해 전국적 가입자 접점 확대가 기대됐다. 참고로 당시 한국통신프리텔은 1,072개, LG텔레콤은 825개, 한솔PCS(한솔엠닷컴)는 77개였다.


셋째, 단말기 수요 확대에 따른 제조사 협상력 강화도 주요 이점이었다. 넷째, 동일한 800MHz 대역의 CDMA 사업자 간 인프라 통합을 통한 품질 개선과 주파수 활용의 효율성 제고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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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문지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전세계를 누볐습니다. 이전에 정리했던 이동통신 연대기를 재수정 중입니다. 가끔 다른 내용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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