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부. SK텔레콤+신세기통신 인수합병
1999년 연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뒤흔든 대형 뉴스가 터졌다.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 인수를 전격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인수합병(M&A)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 법적, 제도적, 경쟁사 반발, 국제 소송까지 온갖 장애물이 산적했다. SK텔레콤에게는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SK텔레콤과 포항제철(포철, 당시 신세기통신 최대주주)은 1999년 12월 20일, 신세기통신 지분 매각 합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튿날인 12월 21일, PCS 3사는 긴급 모임을 열었다. 이상철 한국통신프리텔 사장, 남용 LG텔레콤 사장, 정의진 한솔엠닷컴 사장이 참석해 한목소리로 반발했다. 이들은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을 검토하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정했다. 정보통신부(정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도 즉각 항의서한을 제출했다.
경쟁사들이 반발한 이유는 명확했다. 당시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 50%를 웃돌고 있었다. 여기에 신세기통신(약 10% 점유)을 합치면 독과점 논란이 불가피했다. PCS 3사로서는 이동전화 시장의 2/3를 하나의 사업자가 장악하는 사태를 좌시할 수 없었다.
정부 부처들도 난처했다. 전윤철 공정위원장, 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애초부터 통신산업은 과잉투자와 과당경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정보통신부는 1999년부터 ‘통신사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이동통신, 국제전화, 인터넷전화 사업자 난립으로 인한 비효율을 해소해야 했다. 민간 자율적인 인수합병은 구조조정 취지에 부합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이었다. 시장 과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었고, 정치적 부담도 상당했다.1)
복병도 등장했다. 신세기통신의 외국인 주주였던 영국 보다폰의 자회사 ATI는 인수에 반발해 서울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ATI는 “이사회 통보가 늦었다”며 의사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포철은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국제 투자분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상황은 점점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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