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진화 발전에 따라 스마트폰 시대가 개화하면서 셀룰러 방식 이외에 연결방식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다. 셀룰러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배타적 권한을 받아 판매하는 요금제 방식이었으나 공공 주파수를 활용한 무선연결은 비용 부담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의 출현은 이 모두를 상쇄시키는 중요한 촉매 역할을 담당했다.
대표적인 무선연결 방식은 근거리 통신으로 분류된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다. 아이폰 쇼크의 변방에 위치해 있기는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다. 와이파이 기술은 계속된 진화를 통해 ‘와이파이6’로 성장했으며, 트래픽 분산뿐만 아니라 가계통신비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블루투스는 기기간 연결뿐만 아니라 무선 오디오 분야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거둬 원음 시장에 주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근거리 컴퓨터 네트워크 방식인 랜(LAN)을 통한 기기간 연결은 노트북이나 PDA 등 휴대용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케이블이 필요없는 무선 네트워크로 트렌드 변화가 일어났다.
각 제조사들은 다양한 무선랜 규격을 통해 저마다 무선 네트워크를 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규격이 서로 달라 호환성에서는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미국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는 무선랜의 표준을 제정해 운영하도록 했다. 1997년 표준 무선랜의 첫 번째 구격인 'IEEE 802.11’가 발표된 이유다.
전기전자기술자협회는 IEEE 802.11의 상품명으로 '와이어리스 피델리티(Wirelsee fidelity)'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하지만 기술명의 복잡성으로 이를 줄여 와이파이(Wi-Fi)라 불렀다. 이 무선랜 규격을 따르는 휴대 기기는 각 제조사나 제품이 상이하더라도 서로 연결할 수 있었다.
유무선 공유기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설명 표기를 살펴보면 '802.11 b/g/n' 등의 문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802.11'은 무선랜 표준을 의미하며, b/g/n은 전송 방식 표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초기 버전인 802.11은 최대 2Mbps의 속도를 낼 수 있었으나, 호환의 어려움과 느린 속도로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1999년에 후속 버전 '802.11 b’부터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와이파이에 주목했다. 최대 속도는 11Mbps, 호환성도 향상돼 기기 보급률도 높아졌다. 특히, 유선 네크워크의 한계에 답답해 하던 기업과 가정에 보급화됐다.
같은 해 최대 54Mbps 속도를 낼 수 있는 '802.11 a’가 발표됐다. 5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으나 기존 2.4GHz 주파수보다 높은 대역이었기 때문에 주변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많은 채널 사용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기는 했으나 활용도가 적었다.
하지만 2.4GHz 주파수에 상대적으로 많은 모바일 디바이스가 몰림에 따라 5GHz 주파수는 청정대역으로 각광받았다. 현재는 두 대역을 가리지 않고 쓰고 있다.
2003년 '802.11g'는 기존의 '802.11b'와 쉽게 호환되면서 최대 54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규격이다. 2009년 최대 150Mbps의 속도를 갖춘 '802.11n'이 등장했다. 이론상으로는 최대 6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규격의 발전 방향에 따라 속도가 올라간 것과 비례해 커버할 수 있는 거리도 점차 늘어나며 수용 용량도 더욱 높아졌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2010년대 초반에는 대부분이 802.11 b/g/n을 모두 지원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기기간 전송에도 큰 역할을 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이 도입된 것.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란 무선 망을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들이 인터넷 연결이나 무선 AP(Access Point) 없이도 직접 기기들끼리 연결돼 PtoP(Peer-toPeer) 전송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현재는 특별히 와이파이 다이렉트라 부르지 않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와이파이는 4G LTE와 함께 크게 성장했다. 트래픽 분산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쓸 수 있는 무료 무선 네트워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와이파이 역시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재조명 받은 근거리 무선통신인 셈이다.
3G와 LTE, 와이파이가 스마트폰에 직결된 새로운 경험을 창출했다면, 다양한 기기 연결 경험을 전달해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은 ‘블루투스’다. 블루투스는 기기간의 호환성을 앞세워 보편화됐다.
블루투스의 시작은 지난 1998년 에릭슨과 노키아, IBM, 도시바, 인텔 등으로 이뤄진 블루투스SIG부터다. 비영리단체인 블루투스SIG는 1994년 에릭슨이 개발해온 무선 기술연구를 바탕으로 블루투스를 개발했다.
명칭 어원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으나 10세기경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통일한 덴마크, 노르웨이 국왕인 하랄 1세 블로탄에서 따왔다고 한다. 지역을 통일시킨 것처럼 블루투스도 모든 기기들을 통합하고자 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블루투스 로고도 국왕의 이니셜을 따와 룬문자인 H와 B를 합성해 디자인했다.
첫 블루투스 1.0 버전은 1999년 공개됐다. 비면허대역인 2천400MHz에서 2천484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했다. 속도가 1Mbps 이하였다. 주파수 간섭도 심해 활용폭이 적었다.
5년후 블루투스 2.0은 대중화의 발판이 됐다. 전송속도는 3Mbps로 향상됐따. 2.1 버전은 페어링 성능이 올랐다. 2009년 발표된 3.0부터는 비로소 스마트폰에서 주로 도입됐다. 당시 속도는최대 24Mbps 수준이다.
2010년 6월은 블루투스의 변화가 시작된 시기다. 4.0 버전부터는 속도와 호환성을 중시하던 시기를 지나 저전력을 추구함과 동시에 그에 따른 활용폭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블루투스는 기본전송률(BR)과 고급데이터 전송률(EDR) 규격, 저전력(LE)을 구현하는 구격으로 이분화된다. BR과 EDR은 비교적 근거리의 지속적인 무선 연결을 설정해 사용한다. 1:1 통신에 특화돼 있다. 대표적으로 쓰이는 곳이 오디오다. 무선 이어폰과 헤드셋, 스피커 등이 이에 해당된다.
4.0버전과 함께 등장한 블루투스LE는 장거리 연결과 저전력을 통해 긴 배터리 수명을 보유하기 위해 개발됐다. 사물인터넷(IoT)과의 호흡이 탁월하다. 크게 1:1과 1:다, 다:다로 분화됐다. 기본적인 저전력 구현과 브로드캐스트, 메쉬를 구현하는데 최적화됐다.
1:1 저전력의 경우 스포츠 및 피트니스 장비에 무선연결을 돕고 있다. 현재 쓰이는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이를테면 혈압 모니터나 X선 영상 촬영 시스템 등에도 쓰인다. PC나 스마트폰의 주변장치도 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적용됐다.
1:다 연결이 가능한 브로드캐스트는 블루투스 비콘 솔루션에 적합하다. 박물관, 여행지, 교육 및 운송 산업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다. 또한 열쇠나 핸드폰 등 유실물을 찾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트래픽이 많은 지역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줄 수도 있다.
이후 블루투스 메쉬로 발전하면서 산업용으로 두루 쓰였다. 이를테면 스마트 공장이나 스마트 오피스 등을 구현하고자 할 때 쓰인다.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천대의 무선장치가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준다.
한편, 블루투스는 ‘블루투스5'부터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4.2 버전 대비 도달범위가 4배로 증가해 약 365미터(m)까지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속도는 최대 50Mbps까지 향상됐다. 초당 6.2MB의 용량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호환성과 안정성도 높아졌다. 충돌가능성을 낮춰 타 무선 기술과 공존이 가능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