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stories @ KTX, Korea
거리 이야기에서 잠시 쉬어가는 편으로 철길 위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첫 이야기는 한국 KTX 이야기로 시작할게요.
제 조카들은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데요. 한국에 와서 할아버지 댁에 가려면 어른도 몸살 날만큼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합니다. 집에서 차로 페리 터미널 or 공항까지 이동 후 배 or 비행기로 밴쿠버 공항으로 이동 -> 국제선 비행기로 밴쿠버에서 인천공항으로 도착 -> 하루 서울에서 숙박 -> 익일 KTX로 할아버지 댁 이동 -> 떡실신.
그 와중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기차 타는 시간입니다. 비행기보단 자유롭고 먹을 것도 편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거기에 밴쿠버 아일랜드는 2010년 즈음부터 철도 운행이 중단돼서 기차를 타려면 디젤열차가 굴러다니는 철도공원에 갈 수밖에 없거든요. 쌩쌩 달리는 기차는 두 아이들에게 분명 낯설고 신나는 경험입니다. 철덕 1기 첫째 조카가 호남선 고속화 이전에 3시간 반씩 걸려서 할아버지 댁에 가던걸 철덕 2기 둘째 조카는 2시간 반 만에 가는 기적이 일어나는 변화 속에 "옛날엔 5시간 넘게 걸려서 서울에 왔었어"라는 꼰대 같은 소리를 늘어놓는 철덕 큰아빠가 늘 함께했습니다. 첫 사진들은 2015년에서 시작합니다.
2년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둘째가 어엿한 철덕이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지하철을 탔을 때부터 흥분을 감추지 못하더니 기차역 플랫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기차 탈 시간만을 기다리던 모습에 "왜 하필 기차 없는 섬에서 태어나서..."라는 생각이 들며 웃음 짓곤 합니다. 첫째는 이제 철덕에서 졸업해버렸는지 2시간 반을 어떻게 놀아야 되나라는 생각뿐이더군요. 그래서 모노폴리 딜을 하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어느덧 훌쩍 커서 타짜가 된 첫째, 사용하는 단어의 1/3이 철도용어인 둘째. 2017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이는 잠자는 남의 아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
다음 On the Railways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p.s. 서늘한 여름밤, 봄봄, 블블님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서늘한 마음썰'에 게스트로 초대받았습니다.
14화_엄마 아빠가 될 수 있을까 with관석님
http://www.podbbang.com/ch/14056?e=22362014
Location : KTX, Korea
Date : Mar,2015 / May,2017
Format : Digital (Color)
Camera : Nikon Df, D700
Lens: af Nikkor 20mm f/2.8D, af-s Nikkor 58mm f1.4N, af-s Nikkor 24mm f1.4N
Editing : Adobe Lightroom 5.7,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