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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plate May 28. 2024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를 알게 되었다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를 알게 되었다. 

서른 여섯이 된 지금, 살면서 느낀 잊지못할, 황홀한 경험들을 일부로 소환해 추억할 때가 있다. 


그것은 사랑했던 연인들과 함께한 순간일 수 있고 소소한 일상에서 온 것 일수 있고 여행에서 경험한 순간일 수 있다. 


여행에서라면, 톨레도 성벽에 앉아 톨레도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보던 일. 시간이 멈춰버린다면 바로 이런 게 아닐까.를 생각했던 그곳. 오베르 쉬오아즈에서 고흐의 무덤으로 향하던 길에서 마주한 밀밭에서 나는 설명할 수 없는 벅차오름을 경험했다. 그 시간의 길이와는 상관없이 느꼈던 그런 순간들이 많다. 


땡볕이 내리쬐는 8월 여름 한낮 그 길에서 내 그림자를 보았다. 선명하게 드러난 내 그림자를 한참을 바라봤다. 그러곤 그 모습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런 크고 작은 황홀감들 덕분에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될 수 있었다. 


그런 감정들이 여전히 내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걸 보면 황홀한 경험.이란 이미 경험한 것임에도 이미 지나간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내게 큰 행복과 여전한 황홀감을 선물한다. 일상을 살아가는데 힘이 된다.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서른 여섯이 되어서야 비로소 많은 면에서 둥글둥글어져 가는 것 같다. 다소 세련됐던 내 모습은 이젠 수수하고 단출해졌으며 이제는 구수한 언니.냄새가 난다. 


난 지금의 그런 내.가 좋다. 지금의 내가 내 스스로도 가장 편안하게 느껴진다. 


누가 뭐래든 내 마음이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려 한다. 


핵심은 누가 뭐래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는다.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내겐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는 단단한 마음 근육.을 갖는 일이다. 나의 자유로울 것.의 핵심이기도 하다. 


황홀한 경험에 대한 내 사랑은 여전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사랑은 더 깊고 짙어진다. 


많은 면에서 둥글둥글해지고 있다는 건 어쩌면 내 스스로가 많은 면에서 편안해졌다는 것의 방증이 아닐까 싶다. 내겐 의미 있는 일이다. 내 안의 근육과 심지는 더욱 단단해졌으며 많은 부분에서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졌다는 설명이 맞겠다. 


황홀한 경험은 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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