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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쉴 땐 제대로 쉬어주기

by Aarushi

평일에 찾아오는 휴일은, 꼭 선물같다. 그 날은 내겐 완전 무장해제의 날이다. 핸드폰 비행기 모드같달까. 아무 것도 하지 않기. 가만히 있기를 완전하게. 완벽하게 하는 날이다. 핸드폰도 저만치 제쳐 둔다. 다 떨어진 병아리콩을 새벽 배송으로 주문한 건, 현충일인 내일, 집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다.


먹는 것, 하는 것, 그 모든 것에서 무장해제 되는 날이자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날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기. 가만히 있기."를 실현하는 날이다. 아무 것도 완전하게 하지 않은 상태로 몇 시간이 훌쩍 지난다. 그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날 행복하게 한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을 땐 나는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는다. 그러다보면 내 호흡이, 내 숨이 날 알아차림으로 이끈다. 그저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런 호흡으로 내 몸의 감각을 느껴본다.


쉴 때의 나는 내 방에, 내 공간에 우두커니 덩그러니 홀로 앉아 있거나 누워있다. 그 자체로 자유를 느낀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지만, 가만히 있는 상태지만 실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다. 나는 그 존재 자체로 살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달까. 난 호흡하고 있다.는 것과 내 들숨과 날숨이 교차로 호흡하며 날 살아있게 한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 내 마음은 더 차분해지고 더 평온해지고 평화로운 상태가 된다. 내 안의 모든 교감신경들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몇 시간만의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이 그저 가만히 있기.가 내겐 또 다른 즐거움이자 기쁨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불안하기는 커녕 외려 자유로움을 느낀다는 것.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어떤 불안이나 두려움이 없는 상태, 괜찮은 상태, 편안한 상태. 알아차림이자 나 자신에게 주는 온전한 쉼이다.


쉴 땐 제대로 쉬어야 한다. 내 몸과 마음에 온전한 휴식이 필요하다. 문자 그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야 한다. 불안하지 않아야 한다. 두렵지 않아야 한다. 마음이 평온해야 한다. 편안해야 한다. 마음에 어떤 불편함이나 걸림이 없어야 한다. 그 자체 머뭄으로써 경험하는 나.를 알아차리는 것. 진짜 쉼이다. 진정한 휴식이다.


완전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시간을 갖은 후에 글을 휘뚜루마뚜루 써내려가곤 한다. 맑아진 기분으로, 말똥말똥한 정신상태로 글 한 편 쓰고 나면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치유된다.


글쓰기에 정해진 형식이 어디 있을까. 내 생각과 사유와 감정과 태도와 가치관을 하나의 문장으로, 한 편의 글로 표현한다는 것. 말이 아닌 글로 표현한다는 건, 생각보다 고도의 작업이다.


나는 글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나.라는 사람을 발견한다. 때로는 날 위로하고 날 다독이고 내 생각을 더욱 명료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큰 기쁨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 마음. 글쓰기는 그런 점에서 내게 의미 있는 행위.다.


휴일을 앞둔 늦은 밤, 그리고 내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는 완전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 속엔 자유로움과 평온함이 있다. 내 마음이 만족하면, 내 마음이 여유로우면, 내 마음이 감사함으로 가득하면 나.라는 사람이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행복이란 거. 이미 내 안에 있다. 그 존재와 가치를 끄집어 내는 일, 발견하는 일. 오롯이 내게 달렸다.

제대로 쉴 줄 아는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어떤 것도 걸림이 없는 사람은 분명 자유로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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