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
혼자 살아 좋은 점은 공간과 시간을 순전히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건데 알아서 절로 눈이 뜨고 깨어질 때 깰 수 있는 사실이 또 아직은 그럴 수 있다는 점이 내 일상 하루의 시작을 좀 더 자유롭게 한다는 생각이다.
일어나자마자 키보드에 손이 가는 건 무엇. 술술 손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고백하건대,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겐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자유로이 하루에도 순삭 몇 개 정도의 글은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글이 내게 의무가 아니라서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서 힘들지 않은 일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보통 아침 5-6시쯤 일어나는 편인데, 조금은 일찍 하루를 시작해서 좋은 점은 어떨 땐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만 빼고 다 잠든 듯한 기분이 든다는 건데, 난 새벽의 그 고요와 적막을 아주 사랑한다. 내가 하루를 조금은 일찍 시작하는 이유다.
오랜 방황 끝, 내가 깨달은 건 시간이 돈이었고 돈이 시간이었다는 것.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사고 싶을 만큼의 나의 뼈저린 후회와 내 시간에 대한 회한과 안타까움 때문에 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절대로 소홀히 할 수가 없게 됐다.
이 또한 지독히도 어두웠던 지난 시간이 내게 알려준 고마운 선물이라 생각하며 사는 요즘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의 오드리 햅번이 아니면 어떤가. 나는 나대로 나답게 커피 한 잔에 내 입술을 살포시 대어 본다.
서른 후반이 지나서야 이제서야 아주 조금 알 것 같달까.
인생이 정말 이런거였던 건가.
아쉬움도 있다.
난 왜 좀 더 현명할 수 없었을까.
난 왜 좀 더 지혜로울 수 없었을까.
난 왜 좀 더 강할 수 없었을까.
난 왜 좀 더 단단할 수 없었을까.
솔직하게 아쉬움이 더 크다.
그럼에도 마흔 가까이 되어서야 이제야 아주 조금 알 것 같은게 가끔은 몸서리치게 안타까울 때가 있다. 인생은 찰나. 이렇게 순식간이라는 걸 이제서라도 알게 돼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지금은 광화문의 어느 직장인도 아니다. 가끔 스치듯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히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마주할 때, 지금의 내가. 그럼에도, 그나마 조금은 강해졌달까. 단단해졌다고 느낄때가 이런 때다. 인간관계를 스무스하게 해 나갈때, 일적인 인간관계에서 내 할말을 똑부러지게 할 때,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날 함부로 대하지 못할 정도의 여유와 카리스마를 보일 때,
그럴때면,
이십대 광화문 직장인 시절의 내.가 절로 소환된다.
그땐 참 약했고 나약했고 여렸고 또 여렸고 부서질듯 했다.
아슬아슬한 마음 안고 직장생활 했던 그 시절의 내.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지금의 나.로 지금의 내 마음가짐 같아선,
그때로 돌아간다면 좀 더 현명하고 똑똑하고 야무진 처사를 했으리라.
그렇게 짐작할 뿐이다.
요즘 왜 그리도 내 이름을 불러 대는지.
초아야... 초아야...
그렇게 나는 날 자주 위로한다.
서른 후반.
현재를 사는 일.이 내겐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과거도 그땐 현재 였을 것이며
미래도 현재가 전제돼야만 하는 것 아닌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가장 최적의 방법은 지금.을 사는 일 일것이다.
“사람을 사랑하라.”
매일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한시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는 문장이다.
인생이라는 영화에,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또 어떤 장면을 그려 넣을지.
어떤 스토리를 엮어 나갈지.
순전히 나.의 몫일 것도 분명하다.
지금 껏 살면서 한가지는 단연코 분명하다.
삶은,
인생은,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것.
살만 하다는 것.
내 인생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자유로운 사람.일 것이다.
삶은, 내가 이 세상에서, 이 우주에게서 받은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