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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lievibes Aug 28. 2024

여의도 나들이

스무살부터 광화문과 여의도를 그리도 좋아했다.

왠지 모르게 편했고 나도 언젠가 여의도나 광화문 어딘가 직장인이 되어있겠지.하는 바람도 있었겠다.


벌써 꽤 오래전이다.

여의도 ifc가 막 지어질 때.

같은 지점에서 일하던 수진언니와

거의 매일 퇴근 후 ifc지하에서 저녁을 먹고 갔다.


언니는 혼자 사는 나.를 생각해 아주 자주

퇴근 후 ifc몰 지하에서 저녁밥을 꼭 먹여 보냈다.

지난해 광화문에서 언니를 아주 오랜만에 만나

우리는 그렇게 반가워했고 지난 시절을 추억했고

헤어지기 아쉬워했다.


오래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옳다.

행복하게 한다.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추억을 함께 했다는 건 참 인연이다.


오랜 세월,

자주 드나들던 곳이 ifc몰이라 그런지

나는 여의도가 그리고 이곳이 늘 편안하다.


친구 미리와 광화문에서 점심 약속을 한 뒤

여의도로 넘어갔다.


이곳저곳 매장을 기웃거리다

자라홈에 들렀다 사십여분 남짓

여유 시간을 갖었다.


자라매장에 들르면

꼭 아동복 코너로 곧장 간다.


아동용으로 나온 액세서리가 꽤나 예쁠 때가 많다.

15,900원짜리 머리끈 세 묶음이 6,900원으로 세일하길래

바로 샀다. 웬걸 결제하려고 보니 직원이 3,900원이란다.

어맛. 나는 "정말요?" 하며 기분 좋아했다.

이런 득템에 세일템에 나는 환장하는 성미가 있다.

이왕이면.이라는 생각이 있다.


오늘은 옅은 버건디 파스텔 색깔의 곱창끈을 맸다.

텀블러에 따뜻한 오렌지자몽블랙티.하나를 담았다.

새콤하면서도 달달한 것이. 잘 선택했다.

3,500원 티 한 잔.

오늘 내가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나이 들어서인지.

깨닫는게 많아서인지.


이제 더는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잦은 만남이

 만족시켜주지 않는다.  즐겁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일시적일 .


결국 나는 혼자일 때,

혼자서 놀 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낀다.


고독.은 누구에게나 있다.

고독은 숙명 아니던가.

부둥켜 안고 간다.


사람많은 곳은 몇 십분 만에 혹은

몇 시간 만에 후다닥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조용한 곳으로 적당한 인파가 있는 곳을 찾는다.


그것도 자주보다는.

이따금씩 좋은 친구들 몇몇과의 만남이 좋다.

가끔 봐도 잊을만하면 보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우두커니 서있는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이 있다.


간만의 여의도 나들이.는 성공적이었다.

여전히 편안했으며,

여전히 안정적이었으며,

지나간 추억에 흠뻑 젖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산다는 건 그런 것.

산다는 건 이런 것.

이제야 나는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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