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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lievibes Aug 28. 2024

부드러움이 강하다

서른을 지나오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많이 부드러워졌달까. 


많이 너그러워지고 부드러워졌다. 

내게도 타인에게도. 


20대 직장인이었던 때 

직장생활이 내게 참 힘들게 느껴졌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본질적으로는 

나의 내면이 단단해지 못해서였다. 

쉬워 보이지 않으려 했던 마음도 있었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침묵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하는 괴리도 있었다. 

인내한 부분이 있었고 속으로 삼켰다. 


내면은 단단하지 못하면서 

아닌 척 하려는 그 마음이 날 힘들게 했고 

마음은 점점 지쳐 병들어 갔던 시절이다. 

어떤 날은 온 몸이 녹아져 내릴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시기.라는 것도 겪었다. 

나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데 타인은 왜 그럴까.하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면 안될까. 

서로가 서로를 안쓰러워해주면 안될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주면 안될까.

왜 저렇게 예민할까. 

왜 저렇게 날카로울 수 밖에 없을까. 

왜 저렇게 화가 많을까.  

세상은 내 생각보다 차가웠다. 

사람 마음이란 거 

내 마음 같지 않다는 것 사회생활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태도나 반응에 

나 자신은 점점 더 예민해져갔다. 


그땐 왜 몰랐을까. 

부드러움이 모든 걸 이긴다는 걸. 

부드러움이 진짜 강하다는 걸. 


이젠 너무 잘 알게 된 나라서 

부드러운 사람의 강단을 믿는다. 


무튼 요즘의 나는, 

꽤 되었다. 

웬만한 일에 크게 동요되는 일 없고. 

어떤 일에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런 일도 희한하게 이전만큼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사랑스러워보인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하루하루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우리 모두 살아남은자들 아닌가.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격려와 응원이 있다.

애정이 있다. 


어딜 가더라도 

누굴 만나도 

상대를 대할 때 

부드러우려 한다. 

우리 모두는 너무 소중하고 귀한 존재니까. 

서로 사랑하고 사랑주고 사랑받기도 부족한 시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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