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내가 되었다
힐을 신었다.
네이비 하이웨스트 미디 스커트에 파스텔톤의 분홍 블라우스를 입고 핸드백을 들었다. 여의도역에서 내려 한강 시민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우산은 쓰지 않았다.
심장이 가라앉고 온몸이 녹아내려버릴 것 같은 마음을 안아주고 싶었다.
놓고 싶지 않았다.
침잠하고 싶지 않았다.
똑깍똑깍 소리에 맞춰 차분히 걷다 이내 몇 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다.
어떤 소리도 없었다.
고요함이었다.
콧물일까.
빗방울일까.
눈물일까.
구별하기 어려운,
아무렴 상관없는 것이었다.
분명한 건 흐르고 있었다. 흘러가고 있었다.
진짜 슬픔은 잔잔하다. 고요하다.
절로 흐르는 것이다.
절로 흘러가는 것이다.
내가 우니 하늘이 울었고
하늘이 우니 내가 울었다.
서로가 서로를 안았다.
그 순간 슬픔은 더이상 내가 아는 슬픔이 아니었다.
짙은 생명력과 환희로 탈바꿈했다.
삶은 눈물이 되었다.
눈물은 삶이 되었다.
눈물은 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