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현자들은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여정이 곧 삶이라고
우리를 속여왔지만, 실은
내가 누구인지를
망각해야 하는 여정이
곧 삶일지도 모른다.
-불안의 서-
(페르난두페소아/봄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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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안다는 것은
좋은 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진짜 나를 알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는 것을.
이기적인 나.
위선적인 나.
독단적인 나.
거짓된 나.
etc.
이 모든 나를
망각하고 싶은 나를
직면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그렇다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걸까?
오히려 반대다.
이처럼
힘든 시간 동안 알게 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은
어떤 시간보다 의미 있다.
이 시간은 나를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
좀 더 나은 인간으로
좀 더 나다운 인간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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