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독서-2075
새벽은
푸르고
희끗한 나무들은
속까지 얼진 않았다
<새벽에 들은 노래 3>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6p-
(한강/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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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으면
내 안에 굳어버린 감정들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새벽 4시 기상을 해
처음으로 하는 일은
시집을 두 손으로 잡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 나오는
시를 읽는 일이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시와 우연한 만남을 한다.
우연은
설렘과 동의어가 아닐까?
의도적인 설렘은
시를 읽는 내 마음을
자유롭게 한다.
자유.
시의 함축적인 단어들은
자유가 없이는 읽히지 않는다.
단어 하나가 품은 의미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
익숙한 나를 버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내 속의 감정이
얼어 있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나만의
시를 안고
시를 품는다.
시인의 의도는
이미 나의 의도로
바뀌어 있다.
그럼 됐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짧지만 긴 자유를 만난다.
푸르르고 푸르른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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