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독서-2164
착한 사람을 일컬어
‘법 없이 살 사람’이라고들 한다.
법의 강제 없이도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사람이란 뜻이리라.
과연 착한 사람에게
법은 필요 없는 것일까?
-호의에 대하여-
(문형배/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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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전혀 모르고 살았다.
살면서 한 번도
내가 직접 법을 찾지도
누군가 나에게 법을 따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난 스스로
법을 신경 쓸 일 없는 게
착한 사람이라고
단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가족에게 분쟁이 생겼고,
난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나의 무지가
처음으로 부끄러웠다.
가족 또한 그렇게 살았기에
억울함을 제대로 호소해보지도 못하고
상대방에 주장을
억지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잘잘못을 떠나서
우리의 입장에서 주장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은
나를 더 무기력하게 했다.
그랬다.
법은 착하고 그렇지 않고를 떠나서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감에 있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룰이었다.
난
그 룰 자체를
그 존재의 이유를
의심했던 거다.
어리석었다.
그동안
학교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 룰 안에서 살아왔으면서도
그 룰의 필요성을 부정했던 거다.
착한 사람과 법은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걸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착한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누구에게나
법은 필요하다.
또 그 법을
존중하고 알고자 하는 노력도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법 없이 살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법을 모르는 척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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