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시(時), 동행인 (3)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느낌

by 진정성의 숲

연탄 한 장

- 안도현 -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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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의 감상*


시를 읽는 동안
아직 새까만 내 몸을 보았다


그리고
내 주변 꺾어진
몇 개의 성냥개비를 보았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재가 되는 두려움 잊고
불 붙이려 했었네


그런데
참 가엾다


왜 그 불씨
살리지 못했을까


그래도
행복하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
기꺼이 성냥 되어 날 붙이려 하네


언젠가
나도 그들에게
작고 힘없지만
커다란 불씨 담고 있는
성냥한개 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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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을 연탄에 비유해보려 합니다.
연탄으로 태어난 우리가 평생을 타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따뜻해 본 적 없는
아니 따뜻함이란 단어를 모르며 살아갈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타는 건
곧 재가 되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 재가 되어서야

비로소 눈길 위, 사람들의 길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길이 된다는 건
그 사람의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인생의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활활 타는 연탄이
활활 타버린 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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