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젖는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느낌

by 진정성의 숲


신입사원 때부터 함께한 1년 차 후배와 만났다


"시간 맞춰서 한번 보자"


몇 년이 지났다.


별도로 우리는 모임을 했었다.

그 모임에서 만날 거란 생각에 오히려 우리는 만날 수 없었다.


얼마 전 그 모임은 끝났다.


6~7년을 이어온 모임

단순히 술 모임이 아닌 매해 새로운 테마로

남자 6~7명이 여행을 떠났던 모임.


내가 고문 아닌 고문처럼 후배들에 아웅다웅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던 모임.


그 모임이 얼마 전 끝났다.


그 후 후배와는 거의 7~8년 만에 한 공간에 있었다.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하지 못했던 힘이 들어 그만두고 싶었던

그때 얘기를 하며 행복해하고 있다.


후배가 얘기한다.


"형! 우리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

"근데 그때는 사람에 젖었던 것 같아",


'사람에 젖다?'


내 마음이 촉촉해졌다.


그렇지. 그때는 저녁 9시가 야시장처럼 붐비고 시끄러웠지.

9~10시가 모자라 근처 소주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업무에 대해 인생에 대해 열변을 토했었지.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매일 하는 야근이 부당할지 모르겠지만 과거는 아름답다 했던가 우리는 과거에

있었고 행복했다.


어느덧 우리 앞에 소주 5병이 보인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았다.


우리는 사람에 시간에 젖고 있었다.


지금 어제의 숙취로 힘들게 지하철 안에서

글을 쓰지만 난 행복하다.


어제 나는 사람에게 흠뻑 젖었고

다시 오늘 사람에게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사람에게 젖는다.


다시

사람의 마음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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