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 매일매일이 뉴질랜드 일상이야
다행히 오늘의 날씨는 어제보다 맑다.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다. 시간이 안 가는 것 같은데 어느덧 뉴질랜드에 온지도 17일째다. 오늘은 신랑이 8시 30분까지 출근을 해야 해서 7시에 일어났다. 오늘의 아침은 크림치즈와 함께 토스트 한 베이글과 스시로 해결했다. 스시라고 하긴 민망하기는 하다. 김밥이다. 아, 스시롤이라고 해야 하나?
신랑을 출근시키고 나서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찬양 틀어놓고 잠이 들어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무서운 꿈 꾸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일어났더니 시간이... 12시가 넘었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부리나케 씻고,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향했다. 어제 너무 춥길래, 추울까 봐 잔뜩 껴입었는데 조금 걸으니까 더워지기 시작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뉴질랜드 날씨다. 오늘은 한인마트에서 살 것들이 있어서 한인마트에 다녀왔다.
물엿, 참기름, 간장, 고춧가루 그리고 국물용 멸치티백까지 한국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했다. 신랑이 일하는 모습이 조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괜히 맛있는 것들 해서 먹이고 싶은 마음이었다. 인터넷에서 레시피 찾아서 적어가며 공부도 했다. 자체 신부수업이다. 오늘은 제육볶음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제육볶음에 넣을 야채들도 준비했다.
양파도 넣고, 양배추도 넣고, 당근도 넣고. 모아놓으니 색깔도 예쁜 것 같다. 어설픈 나의 칼질을 보며 나는 갈길이 멀었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결혼을 하면 다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이다. 고기 냄새를 잡아줄 파도 샀다. 도대체 파를 어디서 파는지 몰라서 마트를 두 바퀴는 돌은 것 같다. 나름 고기와 야채, 그리고 양념장까지 섞어 제육볶음을 만들어냈다. 제육볶음을 한창 만들고 있는데 신랑한테 전화가 왔다.
평소처럼 점심 먹었냐고 안부전화일 줄 알았는데, 퇴근했다고 했다. 쉼의 시간을 얻었으니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오늘도 도서관에 다녀왔다. 오늘은 Fendalton Library, 펜달튼 도서관에 다녀왔다. 사람들이 왜 도서관만 가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이것이 너무 좋은 데이트 코스다. 뉴질랜드에 와서 느끼는 거지만 참 좋은 나라인 것 같다. 아이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모든 게 갖춰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래서 뉴질랜드에 살기 좋다고 하나보다. 책도 많고, 공간도 넓고 공부할 수 있는 책상도 있었다. 어제 갔던 도서관처럼 한국 도서들도 많이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보는 한국 서적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오늘은 책을 빌려보려고 도서관 멤버십도 가입했다. 뉴질랜드 은행 입출금 내역서와 여권이 필요한 조금은 까다로운 가입이었지만 뉴질랜드에서 지내는 동안 책을 빌려보려면 꼭 필요할 것 같아서 가입했다. 심지어 책은 30권까지 빌릴 수 있다고 했다. 대여기간은 27일, 정말 대박이다.
오늘 저녁식사는 마트에 파는 냉동피자로 해결했다. 오븐에 요리해먹는 피자였는데, 간단하게 먹기 좋았다. 너무 추워서 히터를 살까도 고민했지만 뉴질랜드는 곧 여름이 될 거고, 나중에 가져가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고민하다가 구입했다. 뜨거운 물을 담아서 물주머니로 사용하는데 생각보다 아주 좋았다. 오늘 밤은 따뜻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얼른 이 추위가 끝나고 그렇게 날씨가 좋다는 뉴질랜드를 만끽하고 싶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도 아닌데 정말 너무 춥다. 내일은 오늘보다 따뜻하려나. 그래도 알차게 보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