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우리 부부는 3시간여 걸리는 대천에 낚시를 하러 갔습니다.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짐을 챙겨서 차에 싣고 출발~~ 외치며 두 시간여 달리던 그때
"아우 피곤하다. 오늘 출장 가서 짐을 나르고 농촌일손 좀 도와드렸더니 엄청 피곤하고 졸리네"
"오늘 먼 길 갈 거 알면서 그렇게 일을 했어? 몸 좀 사리지"
하~~(하품) 연실 하품을 하면서 잠시 눈이 감기려 하는데...
"여보? 정신 차려, 운전하면서 왜 졸아? 이거 먹어"
"이게 뭐야?"
"몸에 좋은 홍삼, 몸에 좋은 침향, 몸에 좋은 도라지사탕, 이건 잠 확 깨는 졸음껌 등등"
제가 먼 길을 운전할 때마다 아내가 제압에 넣어주는 것이 몸에 좋은 것인지 독인지 모르겠지만 운전대를 붙들고 가는 저는 그저 아기새처럼 입을 벌려 받아먹어야만 했습니다.
"저기 휴게소에서 바꾸자"
"뭘 바꿔?"
"운전... 나 너무 피곤해서 좀 잘게"
"고속도로는 나 잘못하잖아, 무서워... 조금만 가면 되니까 이거 먹고 정신 차리자"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제입안에 무언가가 들어왔습니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씹는 순간 "아, 악..." 저의 입안에서 작은 폭탄들이 마구마구 터지는듯하더니 정말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뭐야 이거 우리 애들이 문방구서 사 먹던 불량식품아녀?"
"하하하하 여보? 효과 대단하지? 남자가 말이야, 쪼잔하게 연약한 아내한테 운전을 시키냐?"
무언가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버티고 운전해서 도착한 항구 주변에 그늘막을 펴고 잠시 잠을 청했습니다. 새벽 4시에 배를 타고 낚시를 하기로 되어있기에 조금이라도 잠을 자야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 자고 나서 배를 타고 조업하듯이 열심히 12시간 낚시를 했고 오후 4시가 넘어서 집으로 향하는데 또 운전을 해야 하는 저,
아내는 힘들다고 꾸벅꾸벅 졸고 저는 열심히 눈 비비며 운전하고... 그러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려면
"휴게소야? 감자 먹어야지.. 당신은 카페인 듬뿍 넣은 커피 사줄게~~"
고마워해야 하는 것인지.....
정말 우리 아내는 모른답니다.
어딜 가나 왜 남자인 제가 운전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내가 운전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왜? 늘 마트를 가거나 여행을 가거나 잠시 운전을 할 때도 왜? 당연하듯이 제 옆 조수석에 앉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저기 봐 다들 여자들이 운전하잖아, 나도 당신이 운전하는 옆자리에 앉고 싶다고"
"운전은 남자가 해야지 연약한 여자가 해야겠어? 쪼잔하게...."
라고 하는 아내.....
하지만 우리 아내는 저보다도 몸무게가 3킬로나 더 나가고 나이는 저보다도 3살이나 더 젊거든요
그런데도 연약하다는 등 이렇게 말하면서 운전을 시키네요
먼 곳에 여행을 가더라도 당연시 운전은 남자인 제가 하고 도착해서도 텐트도 남자인 제가 설치를 해야 하는 거라고 하면서,,, 또 집나 와서는 남자가 밥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힘들게 운전하며 집에 올 때면
"다음부터는 낚시는 버스 타고 오던지 아니면 다른 동료들하고 가던지 해야지"라며 다짐을 하다가
집에 와서 잡아온 생선을 아내가 구워주고 끓여줘서 맛있게 먹을 때면
"여보? 다음에 또 가자 날 잡을까!"
라며 금세 힘든 건 잊어버리고 웃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사는 게 남자의 삶이라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