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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서점기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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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씨 Dec 10. 2019

처음 혹은 그 이상

발길이 닿은 곳_서점




“자, 인사하세요”

“어, 손님..?”

“자주 오시던 분인데!?”

“아.. 네. 안녕하세요, 제가 좀 자주 왔었죠. 하하”

“ㅇㅇ씨가 우리 서점에 자주 왔어서 서로 얼굴 익히는 데는 불편하지 않겠네.

인사들하고 실장님은 기본 사항부터 교육해 주세요.”


멀뚱멀뚱 서로를 쳐다보는 시간이 잠시 흐르고 멋쩍게 웃으며 인사한 뒤 서점 신입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카운터에 있던 친절하신 분은 ㅁㅁㅁ, 약간 까칠하지만 빠른 처리를 해주던 분은 ㅁㅁㅁ, 또 다른 누구는 ㅁㅁㅁ.

이미 안면은 알고 있던 사람들이었지만 왠지 모를 익숙함과 어색함 사이에서 신입 교육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지역에 유일한 서점에서의 직장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라고 하면 나름 깔끔하련만 이 서점은 사실 두 번째 방문한 일터였다.

대략 8-9년 전쯤 아르바이트로 한 달여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열심히 근무는 했지만 연말 회식 후

술병이 나버려서 (너무 빨리 마셨다..) 안타깝게도 며칠 쉬어야 했고 너무나 죄송한 마음에 그만둔 거였다.


‘좀 덜 마실걸 그랬나.’


당시에는 이 서점에 정직원이 없고 아르바이트생들만 일하고 있을 때였다.

만약 그때부터 있었다면 내 옆에서 열심히 서가 위치와 분류, 검수대, 검색대, 손님 등등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던

동갑내기 실장님보다 1-2년 선배였을 터였다. 약간 미묘했지만 그렇다고 크게 후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정확히는 별생각 없었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빈번히 드나든 덕분에 서가 위치와 도서 분류가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었다는 건 일을 배워나가는 데 있어 엄청 큰 플러스 요인이었지만 그 외에도 직원의 입장에서

배워나가야 할 산더미 같은 일들을 머릿속에 꾸역꾸역 집어넣기에 바쁜 하루였으니까.

사심과 생업의 조화 /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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