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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D Dec 13. 2021

생일 제사 지낸 날

211205


바쁜 날이지만 모든게 술술 잘 풀린 날이었다. 아침에도 수월하게 일어나서 시간 맞춰 여의도에 잘 도착했고, 주차도 좋은자리에 똵! 기자회견도 행진도 하루농성도 재밌었고 끝나고 우다다 정리해서 집에도 넉넉하게 도착했다 

 (#초보운전러  1년차. 친구들에게 운전 잘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씐나!)


전체 구성을 생각한건 아니었는데, 제사상도 참 멋들어지게 잘 차려졌다. 함께 집에 도착한 친구1은 제사경험 만렙에 친구2는 뚝딱뚝딱 요리사여서 친구들 덕에 주섬주섬 준비한 재료들로 최고의 생일상이 차려졌다. (력사 생전에도 이런 생일상을 차려준 적은 없는 듯)


절도 하고, 술도 따르고, 생일노래도 부르고, 음복도 하고 뭔가 할 수 있는건 다 한 기분.


오늘도 세상에서 제일 바쁜 나의 친구들은 열일을 해치우고 기꺼이 이 시간을 함께해주었다.


서럽지도, 슬프지도 않은, 나의 그녀를 위한 맞춤형의 정말 따뜻하고 복닥이는, 력사가 제일 원했을 생일파티였다고 확신한다. 내가 준 생일선물중에 최고 아닐까?


이 완벽한 생일상을 받은 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 분명 말하는데, 꼭 친구들 꿈에 나타나서 큰절은 해야한다-_-


.


.


.


아까 대화하다가 “그래서 캔디와 력사의 추억의 장소는 어디예요?”라는 말이 나왔었는데, 그르게…. 제주 집도 이제 없고, 구산동 집도 이제 없고, 우리 함께 늘상 가던 곳은……한라생태숲? 봉산? 암센타?-_-는 싫고…결국 나온건 양평. 지긋지긋하고, 따뜻했고, 수많은 맛집 리스트를 만들어준 결국은 계속 갈 수 밖에 없게 된 양평. 이런 추억의 장소라니 젠장이다 정말.


여튼, 그래서 력사가 조큼 보고싶어졌다. 너의 부재가어마어마하게 크진 않지만, 좀 많이 깊어서, 가끔은 진창처럼 질척거린다. 세상의 모든 신파는 너무 뻔하지만, 정말 그런 뻔함이 현실이라는 것도 새삼 납득된다. 나도 이 답없는 신파의 주인공임을 부인하지 않겠다.


사랑한다 차력사. 아직은 이 말이 유효하고, 당분간도 유효할 것 같다. 


이달이 가기 전에 양평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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