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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캔디D Dec 16. 2021

양평으로 력사를 보러 갔다

211215


길고 긴 날이다. 력사 생일 제사를 지내고, 양평 방문 계획을 세웠을 때만 해도, 혼자 운전해서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결국은 혼자 오지 않았다. 혼자 오기 싫었던 것 같다.


력사가 양평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방문했던 #에딧의커피스토리 에 갔는데 헛; 오늘은 클래스가 있는 날 ㅠ 력사는 커피랑 인연이 없나 봐~ 라며 그냥 가려다, 그래도 커피는 주자며 지나는 길에 있던 카페에 들렀다. 관광지 고오급(비싸다는 말임) 아메리카노를 사러 들어가는 길에 저 고냥씨를 만났다. 무슨 조각상처럼 고매하게 앉아있더니만 내가 다가가니까 그제서야 와서 다정을 풀어내기 시작…. 했지만 홀릭이 캔을 사 오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캔에게 다가가 냐옹 대기 시작했다. 똑똑한 자쉭….


력사는 그대로다 계속 키는 크고 있고, 꽃이 만발하다. 십몇 년 함께하는 동안 꽃 한번 받은 기억이 없고 나도 꽃 준 기억이 없는데. 세상에 지금의 네 공간은 꽃밭이구나 싶어 진다. (분명 꽃 디자인이 력사 취향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력사랑 갔던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강이 보이고, 분위기 좋고, 사진 찍기 좋고, 아메리카노가 고 오오오 급(다시 한번 말하지만 비싸다는 말임)인 카페에 앉아 오늘의 선정도서를 읽는다. #서귤 님의 #판타스틱우울백서 와 #애욕의한국소설 . #텀블벅 에서 펀딩 한 책을 받고 한참 만에야 손에 쥐었다. 이런 날씨(?) 이런 기분(?)에 매우 적당하다. 


아까 공원에서 친구가 코 훌쩍이는 소리를 듣자마자 ‘우냐’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은 쪼금 울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이파리를 만지는데 눈물이 쫌 났다. 내년에 보자 하고 돌아왔다. 력사없이 맞게 될 첫 해가 될 것이다. 그냥 다 똑같을 것이 분명하고 그걸 아는데도, 괜히 맘이 그렇다. 2021년까진 네가 있는 세상이었고, 2022년은 네가 없는, 너는 이제 절대 알지 못할 세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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