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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Apr 29. 2016

사회적 알람

Do you have the time?

Do you have the time?


늦은 시간이라면, 그냥 주무세요~ 

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냈을 그대, 굳이 뭘 또 여담까지 읽으시려고~


방 안, 시계가 세 개 있어요.

벽걸이 시계, 핸드폰 시계, 그리고 손목시계.


제각각 시간을 가리키고 있지만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1분이란 작은 차이도 버스를 타고 출근할 땐

지각하느냐 마느냐의 절체절명의 '갈림'이 되기도 하죠.


자~

버스를 탑시다. 당신의 손목에 있는 시계와 핸드폰 시계, 그리고 버스 안 시계.

모두 조금씩 차이가 있죠. 어떤 날엔 3분씩 차이가 나는 시계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 이상일 때도 있어요.


한국에선 30대를 살고 있지만 

이곳을 벗어나면 20대가 되기도 하죠.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지만 지금 제가 속한 사회, 우리가 속한 사회에선 기대와 다른 가치로 

평가되기도 해요.




내 시간과 다른 사회적 알람.


음,. 20대 막판엔 직장인이 되기를 강요받았었어요.

바라는 직업군이 있었고 그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사회적 알람은 

제 의지와 제 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회 평균에 맞춰져야만 정상의 범위임을 강조해요.


일련의 개인사로 벗어난 궤적, 사회적 알람을 끄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누구의 알람인지

꺼버릴 방법이 없어 5분만,

5분만 더,

5분만. 

.

.

하다 보니 지각한 사람이 되어 버렸네요.


우여곡절 끝에 30대 싱싱한 초반이 되니, 결혼이란 알람이 울려요.

20대, 순정파였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결혼하기 적합한 남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고

그와 헤어짐을 끝으로 

선 같은 소개팅을 통해 결혼을 했어요. 

친구들이 나누는 어른 같은 결혼 이야기는 제가 바라는 어른의 이야기가 아닌지라 

혼란스럽지만,

사회적 합의를 지켰다는 자부심이 느껴져 이탈 감 따위를 느끼곤 해요.


사회적 알람이란 게, 

시민의 행동강령 같은 걸까요?


아침이면 알람이 울려요. 어김없이 처음 울리는 알람을 끄고 10분 후 알람이 울리도록

재설정하고 자겠죠?

알람이란 게 

사이렌은 아니니까. 즉각적인 반응을 할 필요는 없어요. 

그렇지 않나요?;;


이름은 거창한 사회적 알람이지만,

사회에서 정해준 주말, 퇴근 시간, 잠잘 시간, 밥 먹을 시간, 여유에는

 알람이 자동 off 된 채 살아가요. 


알람은 아침에만 울려요.

밤엔 울리지 않죠. 잠들어야 깨어날 수 있지만 알람이 울리지 않는 

유일하게

자유로운 시간이니 자신의 삶으로 즐기려 애를 써요.


모르긴 몰라도, 

전 늦었어요. 사회적 알람으로 따지자면 매우 심각한 지각, 반차 정도?!

반차를 쓰고 출근해도 일할 시간이 더 길죠.



제 삶 안에서 적절한 타이밍,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때.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시간.


사회적 알람으로 본다면 10분쯤 늦게 일어난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리고 

제 삶에선 적절한 타이밍이면 좋겠어요.


10분이란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어요.

지난 삶에서 10분은 아프기에도 건강해지기에도 준비하기에도 충분했어요. 


어떤 날엔 분명 먼저 온 버스를 탔는 데

늦게 도착한 버스가 내가 탄 버스를 추월해 쌩하니 달려 

훨씬 빨리 원하는 정류장을 지나가 버리기도 하니까요.


10분 늦게 출발한다고 반드시 지각을 하진 않아요. 


Do you have the time?

지금 몇 시인지 보단

Do you have time?

에 집중하고 싶어요.


이번 결정이 제 삶에 어떤 시간으로 남을는지;


7월 12일 출국일이네요.

어학원은 소규모 학원으로 추렸습니다. 1년을 기준으로 도착 후 6개월쯤 뒤엔 아이엘츠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초반엔 레벨 테스트를 거쳐 일반 영어 과정이나 캠브릿지 과정을 들을 생각이에요.

레벨이 캠브릿지 과정을 듣기 어렵다면 일반 영어과정을 4~5주 정도만 듣고, 캠브릿지 과정을 들을 수 있다면

8주를 들을 생각이에요.

어학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도착 후 머무를 집은, 미리 몇 군데를 선정해서 (버스 요금과 렌트비를 고려해서 한 달 40~50, +5만 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메일을 보내 직접 보고 결정할 겁니다. 


이 놈의 성격은 늙어도 안 변할 것 같아요.

 Do it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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