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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Dec 09. 2016

경고 같은 조언

생각의 무게

텅 빈 머릿속에서

생각끼리 부딪혀 부스러집니다.


하루 종일
제대로 된 한 공기 식사 대신

한숨으로 들어마신 공기는
공허한 마음을 포화시킵니다.

무게도 없는 부스러기들이 모여

마음을

머리를

발걸음을 

무겁게 합니다.


같은 한 공기지만

사람을 이리도 무겁게 만듭니다.


Drawings by Daehyun Kim aka Moonassi.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요.

그렇게 

생일도 다가옵니다.


간헐적이지만

잦은 빈도수로 찾아오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마음에 그늘을 만듭니다.



그토록 보고 싶은 아버지지만

그날의 모습은 

유일하게 지우고 싶은 아버지입니다.



Drawings by Daehyun Kim aka Moonassi.


생각의 무게는
깊이 가라앉아

껍데기로 사는 날들을 만들어요.


아침부터 

가라앉은 검고 무거운 눈 알은

-변태처럼-

그림자만 더듬고

돌아다녔습니다.


밤이 되어 

그림자마저 사라지자 

눈을 감고 싶은 마음뿐이네요.




그토록 

더듬고 더듬어 닳은 그림자를

-생각의, 그리운 이의, 그따위 그림자들-


잊게 해 준 어둠이지만

더욱 짙은 

실체를 모를 그리움이 남아 

당황스럽네요.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생각을 줄여"란 조언은


"공허해져 봐"란 말이란 걸 깨닫는 중입니다.

Drawings by Daehyun Kim aka Moonassi.


우린 서로에게 조언하죠.

"이제 그만 잊어버려"라고


깔끔하게 도려내듯 잊는다는 게

끔찍하게 뜯어낸 상처이자 생살을 에는 아픔임에도.


그런 경고 같은 조언들이 난무해


아픈 마음마저 
나약함으로 비난받게 합니다.



저의 브리즈번 생활은 글과 달리 즐거운 편에 속합니다.

다만, 이곳에선 사람에 대한 관계에 집중하게 될 뿐입니다.


순전히 행복의 관점에서 보자면

지금 전, 제 삶에서 마땅히 아낄만한 추억에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아픔을 보듬는 여유를 부려봅니다.


기운 내,. 

널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땐


적어도 비난 없이, 편견 없이 

널 가만히 안아주기만 할게. 

Drawings by Daehyun Kim aka Moona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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