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눈을 뜨나 봐라.’
“오빠야. 눈 떠봐라. 비 온다. 비.”
‘아, 귀찮아.’
“아! 왜? 비 오는 거 처음 보나? 가시나. 시끄럽게.”
하연이 귀찮도록 나를 흔들어 깨운다.
처음엔 손으로 콕콕 찔러 대더니 급기야 발로 차기까지 한다.
“오빠야는 만날 잠만 잘 거가? 내 배고픈데.”
“아이씨. 가시나야!”
“왜!”
하연의 우렁찬 목소리에 귓구멍이 뻥하고 뚫리더니 눈을 뜨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쉽사리 눈을 뜰 수가 없다.
분명 눈을 뜨자마자 서럽게 눈물 폭탄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내가 눈을 뜨나 봐라.’
조심스럽게 손으로 바닥을 더듬으며 하연이를 찾는다.
잡히는 것이 없다.
와 다닥하고 달려 나가는 소리를 들린다.
왼쪽 눈부터 가늘게 떠본다. 기다렸다는 듯이 하연이의 발이 보인다.
“니! 내가 간 줄 알았나?”
“어, 어, 하지 마라. 하지 마라니까. 조그마한 게 왜 이렇게 별나니? 아!”
하연이가 족집게 같은 손으로 가늘게 뜬눈을 잡아 벌린다.
“아!! 눈 찢어진다니까! 놔라! 알았다. 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