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오른쪽 발바닥이 꿉꿉하다.
“야이 씨, 왜 이렇게 늦냐?”
“죄송합니다. 비가 와서....... 콜라는 서비스예요.”
“그래. 알았다. 얼마냐?”
“만 팔천 원요.”
문이 닫힌다.
사람들은 화를 내다가도 일단 먹을 걸 받아 들면 더욱 배가 고파져서 인지
나 따위는 귀찮아하며 잔소리하던 일을 그만두고
급하게 돈을 내민다.
가끔 얼마냐고 묻는 사람들이 부럽다.
얼마인지 가격도 제대로 보지 않고 음식을 시켜먹는 게 그냥 부럽다.
오늘따라 생각이 많다.
아파트를 내려가다 잠깐 동안 창문을 바라본다.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홀로 선 가로수가 휘청거린다.
나의 기분이 부정적인 탓인지 나무가 자꾸만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뒤로 보이는 앞산의 나무들은 미동도 없어 보인다.
오른쪽 발바닥이 꿉꿉하다.
핸드폰이 울린다. 사장님이겠거니.
‘빨리 가야겠다.’
“오늘도 다 갔네. 정씨. 주방만 정리하고 문 닫아요. 나 먼저 갑니다.”
“네. 사장님. 가보세요. 제가 싹 다 정리하고 문 닫겠습니다.”
“그래요. 갑니다. 상연이도 수고했다.”
사장님이 문을 나서자 정씨 주방장님의 일장연설이 시작된다.
내용은 매번 똑같다.
자신도 나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를 잘리고 배달부터 시작해
성실히 요리를 배워 주방장이 되기까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속으로는 저는 잘린 게 아니라 자퇴한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는다.
어쨌건 아저씨는 나름 자신의 삶에 만족하시는 분이다
. 다른 곳의 주방장들처럼 청소를 대충하지도 않고 매일 밤마다 술을 마시며 보내지도 않는다.
“비가 와서 자전거 타고는 못 가시겠어요.”
그림출처: that creative feeling by D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