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창 밖으로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나를 깨웠다
알람이 아닌
자동차 소리가 아닌
웃음소리로 깨었다니
내 늦은 아침이
이렇게 명랑할 수 있다니
내 무거운 몸이
이렇게 순수할 수 있다니
이부자리에 누워서 나는 한참 동안 멍했다.
밖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부장님의 웃음소리
호호호 입을 가리고 웃는 친구의 웃음소리
흐흐흐 히히히 어른들의 웃음소리
별생각 없이 들었던 웃음소리이고, 웃음이란 아주 일상적인 일인데 오늘 아침 따라 괜히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밖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각성하여 잠에서 깨어 눈 꿈뻑이고 누워있었다.
맑고 높게 까르르 웃는 그 소리가 너무 낯설어서 잠깐 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내가 가만히 눈을 꿈뻑이며 멍하니 누워있지 않고 미소 짓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웃음소리에 맞춰서 말이다.
나의 체온과 비슷하게 포근한 이불속에서,
창을 넘어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반응하여
아무 저항 없이 올라간 입꼬리가,
내가 지금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얼마 만에 들어본 아이의 웃음소리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회사와 집을 오가는 동안 아이들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본다고 하더라도 웃음을 들어본 기억은 더더욱 없다.
라테는, 학교에서 마치면 거리를 지배한 것처럼 뛰어다니며
온 동네를 웃음으로 가득 채우고
집에 돌아와서도 정신없이 웃느라 이불을 덮어쓰고도 들썩였는데 말이다.
아이들을 보는 것도 웃음을 듣는 것도 어려워졌다는 게
새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육십 년 된 산삼이라도 된 듯 귀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맑고 투명한 아이들의 웃음에서 행복과 마음의 안정을 느낀 것처럼
그 웃음소리는 육십 년 된 산삼만큼이나 치유력을 지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치유력을 지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더 소중하고 깨끗하게 지켜내고 싶어지는 마음도 당연할 것이다.
웃음이 많던 아이의 해맑던 미소가 탁하게 퇴색되어 버리지 않도록,
지금 자라나는 새싹들은 투명한 웃음을 가득 머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행복한 아침을 선물해 준 웃음을 지켜낼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서 살아간 인생선배가 조금은 존경스럽고,
힘들 땐 기댈 수 있는 어른이 곁에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본보기 삼을 수 있는 괜찮은 어른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