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길을 고민하지

신중한 고민보다 더 중요한 삶의 태도

by 달보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의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크고 작은 갈림길에 선다. 이불을 갤지 말지, 머리만 감을지 샤워를 할지, 어떤 옷을 입을지, 아침은 무엇을 먹을지. 그런 사소한 선택들이 쌓여 훗날 우리가 마주할 중요한 결정들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어떤 대학을 갈지, 어떤 직업을 가질지, 누구와 함께 살아갈지. 때론 한 번의 선택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더욱 신중해지려 한다.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후회하지 않으려 애쓴다. 하지만 신중함이란 과연 무엇일까. 깊이 고민한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아무리 심사숙고해도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마치 안개가 자욱한 길 위에서 어느 방향이 안전한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완벽한 선택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신중함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친 고민으로 변질될 때 오히려 선택을 망설이게 만들고 삶을 주저하게 만든다.


나는 신중한 고민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선택에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다. 길을 선택했다면, 그 길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우리는 때때로 '더 나은 길이 있었을지도 몰라'라며 아쉬워하지만, 정작 걸어온 길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이미 선택한 길이 최선의 길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한 사람의 현실적인 몫이다. 이는 단순히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 아니라,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pexels-silverkblack-23495585.jpg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망설이고, 그 어떤 선택을 하든 후에는 크고 작은 후회를 한다. '만약 다른 길을 갔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지나가지 않은 길에 미련을 남긴다. 하지만 인생은 단 하나의 길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갈림길이 있어도, 결국 우리가 걸을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뿐이다. 찰나의 순간에 내린 선택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다.


나는 좋은 일이 생겨도 쉽게 들뜨지 않고, 나쁜 일이 생겨도 깊이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 지나가는 순간일 뿐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오늘의 성공이 예상치 못한 고난을 불러올 수도 있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나아가려고 한다.


이런 태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독서와 사유 덕분이었다. 다양한 책을 읽으며 여러 시각을 접했고,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며 시야를 넓혔다. 삶을 하나의 길로 바라보는 관점도 그 과정에서 얻었다. 인생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구불구불한 하나의 길을 엿볼 수 있지만, 정작 길 위에서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발을 떼는 것뿐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어느 순간 걸어온 길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pexels-friededia-30680958.jpg


"마크툽(Maktub)."

"그건 이미 쓰여져 있어."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 인생의 길은 정해진 것은 아닐지라도, 걸어간 길이 곧 나의 길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길 위에서 어떤 풍경을 마주하며 어떤 마음으로 걸어가느냐다. 주어진 길을 판단하고 원망하기보다, 그 길에서 피어나는 순간들을 소중히 여긴다면 어떤 길이든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결국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 아니라, 선택 이후의 태도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CONNECT

달보가 쓴 책

인생최적화 뉴스레터

인스타그램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고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