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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Oct 21. 2022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했더니

미라클모닝 121



이틀 전 새벽에 카페를 가서 글을 써보기로 했더니 새벽에 수월하게 일어날 수 있었지만 다시 그 다음날 집에서 글을 쓰려 했더니 보기좋게 실패했다. 그래서 오늘은 계획했던 시간에 일어나지 못할까봐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단 한가지 목표만 신경 써보기로 했다.

알람을 듣고 눈을 뜨면 '커피포트기로 물 끓여서 커피 한잔 하는 것' 하나만 머리에 새기고 잠이 들었다. 커피만 한 잔 하면 다시 자도 된다는 조건을 스스로에게 내걸었다. 조금 더 의지를 보태기 위해서 포스트잇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 하기'라는 걸 적어서 머리맡에 붙이고 잤다.

그래서인지 덕분에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확실하게 느낀 점은 누가 내 몸을 짓누르고 있는 듯한 피로도를 알아챈 것이다.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두고 잤을 땐 이런 기분을 느낄 새도 없이 다시 잠들어서 눈치 채지 못 했다면, 오늘은 알람을 듣고 일어나기 위해 폰을 멀찍이 두고 잤는데 그 알람 소리를 끄기 위해서 침대서 벗어나 폰으로 가는 그 찰나의 시간에 스스로 놀랄 정도로 느꼈다.

만약 머리맡에 폰을 두고 잤다면 거의 99% 다시 잠들어서 6시나, 6시 조금 넘은 시간에 잠에서 겨우내 깼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내가 매일 겪는 그런 뭔가 스스로 인정하기 싫고 납득하기 싫은 찝찝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그 어중간한 컨디션이 하루를 감쌌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어날 수 있었던 또다른 이유는 목표 하나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잠을 다시 자고 싶다기보다는 몸이 너무 무거운 나머지 '침대에서 조금 더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파고들어왔지만 일단 내가 세웠던 목표인 '커피 한잔'하는 것부터 어떻게서든 해내고 싶었다. 단순했고 쉬웠다.

평소에 책에서 자주 접했던 아주 작은 행동, 아주 작은 실천, 아주 작은 습관에 대한 개념들을 실생활에 써먹어보고 싶었고 확실히 복잡하게 생각하는 걸 버릇처럼 일삼는 나에겐 좋은 처방전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조금 더 단순해질 필요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대체 이전에는 어떻게 알람도 없이 그렇게 쉽게 새벽에 일어났을까 싶을 정도로 지금은 상태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지나간 일에 미련 갖지 말고 현재를 바라보고 지금 상태에 집중해서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헤쳐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내고야 마는 그런 날들을 기대해본다.

새벽에 일어나서 책 읽고, 글 쓰고, 명상하고, 운동하고 뭐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들을 떠올리기 보다는 '커피 한잔' 단 한 가지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그 후에 생각하기로 했더니 일찍 일어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배웠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태도를 갖춰나가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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