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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r 08. 2023

책을 읽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젠 행동을 해야만 할 때


주저하다

독서를 시작한 지 10년도 훨씬 넘었다. 하지만 그동안 책에서 읽은 내용을 생활에 적용하는 건 계속 주저하고 있었다. 부끄럽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독서는 말라가는 나를 살려내는 한 모금의 정수였지만, 어느새 난 편안함이라는 테두리에 그 정수를 가득 채워넣고서 빠져나갈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오랜 시간동안 헤매고 있었다.


실제로 책은 나를 완전히 다른 인격체로 만들어주긴 했다. 하지만 남의 글을 통해서 배움을 얻는 건 한계가 있었다. 그 이상의 지혜를 담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이었다. 문제는 대체 어떻게 해야 독서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미친듯이 책을 더 많이 읽어댔다. 그때 내가 더 많은 책을 읽을 게 아니라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다행히 새벽기상을 통해서 우연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나는 드디어 그림의 떡만 같았던 지혜를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생각했다. 글쓰기는 내가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채우기만 했던 정수를 조금씩 세상에 뿌리는 것과도 같았다. 그렇게 뿌려진 정수는 세상의 양분을 머금은 채 내게 더 커다란 기운으로 스며들었다.


내가 쓰는 글들은 온전히 나만의 감정을 풀어써 낸 것이었기에 내겐 많은 공부가 될 지언정 다른 사람들에겐 그다지 영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만 했던 나의 글을 통해서 누군가는 새벽기상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글쓰기를 시작하며, 누군가는 전에 없던 사유를 하게 되는 값진 경험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읽는 사람의 입장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고 써 낸 나의 이기적인 글도 어떡해서든 세상에 드러내기만 한다면, 나의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좋은 기운들이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시나 나처럼 책을 읽기만 해왔던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다음 단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남들에게 뽐내기 위한 게 아니라, 스스로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책을 읽었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귀찮고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는 의심도 들겠지만, 그런 의심이 드는 순간이 바로 성장의 특이점이 내 인생에 찍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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