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는 사람일수록 독서를 해야 한다

내가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비결

by 달보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생각보다 실제적인 경험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본인이 직접 경험만 일에 대해서만 글을 쓰는 건 그 한계가 너무 명확하다. 실제로 '경험'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 매일 색다른 경험을 하고 그에 맞는 글을 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씩 쓰는 건 그나마 가능하기라도 하겠지만 매일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서 직접적인 경험에 매달리는 건 그리 좋은 전략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많은 글을 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바로 통찰력이다. 통찰력이 없으면 그 어떤 신박한 경험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쓸거리를 쉽게 발견하지 못한다. 통찰력이 깊게 밴 사람은 집 앞 벤치에 앉아서 주변 풍경 또는 사람들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글감을 뽑아낼 수 있다. 심지어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지난 일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한 편의 글을 뚝딱 써낼 수 있다. 통찰력을 지니면 현상 너머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이 생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말할 수 있는 게 많다. 많은 사람들이 뻔하다고 생각하는 걸 뻔하게 생각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다시피 지나치는 것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의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알고 있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게 많은 만큼 할 수 있는 말도 많은 것이다. 그들은 좋은 글을 쓰려고 많은 신경을 쓸 필요도 없다.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바깥으로 옮겨내기만 하면 남다른 글이 되는 것이다.




내가 통찰력을 길렀던 방법은 바로 독서였다. 지금처럼 글을 쓸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은 바로 그동안의 독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내 인격은 여전히 고등학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가장 커다란 행운은 바로 책을 만난 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독서는 내 삶에 찬란한 빛을 내려주었다. 독서는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간접경험이다. 아무런 목적도 집착도 없이 한동안 책만 읽다 보면 사람은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주변에서 나를 이끌어 줄 만한 멘토를 찾을 필요도 없다. 책만 펼치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스승들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축복받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난 어릴 때부터 거의 혼자였다. 사람이 없어서 혼자였다기 보다는 내게 뭔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곁에 챙겨주는 사람이 있거나 공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는 친구들이 항상 부러웠다. 그런 성장과정을 겪은 덕분에 내가 책에서 만나게 된 스승들이 그렇게 반가웠는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뭘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을 안고 책에 미쳐 살았다. 연애를 할 때도, 과제를 할 때도, 지하철을 탈 때도 언제나 한 손엔 책이 들려 있었다. 난 그저 좋아서 책을 읽은 것뿐인데 통찰력이라는 제3의 눈까지 개방할 수 있었다. 그런 지혜 어린 눈을 뜬 덕분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지금의 아내와 결혼할 수 있었고, 글쓰기라는 인생의 과업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별 볼 일 없는 사람일수록

독서는 꼭 해야 한다.


자신이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진실을 깨닫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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