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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Sep 01. 2023

신경 끄고 살면 성공이 따라온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실패에 초연해지기


책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고 나서


책 '신경 끄기의 기술'은 프롤로그에 저자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의 모든 게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신경 끄고,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조금 더 나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집중하며 살라'는 것이다. 한 번 읽을 때는 그 깊이를 다 담아내지 못 했는데, 여러 번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신경을 끌 수 있는 '기술'같은 건 없다고 본다. 내면이 변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어떤 기술을 터득한다고 해서 끊임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을 통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기술 같은 게 진짜 있다 해도 일종의 임시처방약에 불과할 것이다.


살면서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다는 건 그리 좋지 않은 일이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정해져 있는 인간이 신경 쓸 게 많아지면 그만큼 에너지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그럼 적재적소에 필요한 에너지를 쓰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그렇다고 단순히 신경을 끄고 싶다고 생각만 하는 것으로는 신경을 끌 수 없다. 여기 저기 잡다한 것들에 신경을 쓰며 사는 것도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누적된 일종의 습관이다. 그런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란 결코 쉽지 않다. 사실 사람들이 신경 쓰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그렇게 중요하진 않은 것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신경을 완전히 꺼버릴 수도 없다고 여기기에, 괴롭지만 계속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것들에 신경을 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온 신경을 쏟을 만한 일을 찾아내는 것이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나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신경을 끄기 위한 노력들은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몰입한다. 어느 한 곳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그렇게 몰두하는 일이 숙련도가 쌓이는 만큼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매일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알아서 노력하게 될 것이다. 머리와 마음 속에 누적된 흙탕물을 가장 깔끔하게 제거하는 방법은 맑은 물을 흙탕물이 흘러 넘칠 때까지 쏟아 붓는 것이다. 그 맑은 물은 살아가는 이유로 내세울 수 있을 만한 중요한 일을 찾은 사람에게서 절로 새어 나오는 것이다.




운이 좋게도, 글쓰기라는 인생의 과업을 발견하고 난 후에 이 책을 읽게 되어서 극히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었다.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모든 신경을 오로지 글쓰기에만 집중하며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에만 신경을 쓰기 시작하니 삶이 올곧게 정립되어갔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업무시간에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낮잠을 자며 늘어지고 싶은 마음과 야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있는 것도 모두 다 글쓰기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는 이유만으로 새벽에 일어나고, 양심적인 이유만으로 업무를 대하고, 참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늘어지고픈 욕구와 야식을 참았다면 오래 가지 못했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저런 유혹들을 참기 힘들었다. 머릿속으로는 '안 해야지'하면서 하루이틀은 참다가도 그 이상을 넘어가면 항상 무너지곤 했다. 인간의 의지는 그 한계가 너무나도 명확했다. 그러나 온 신경을 쏟을 만한 가치 있는 일을 삶에 들이니, 일상을 어지럽히던 것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없었다. 그렇다고 안 좋은 습관들이 아예 소멸된 건 아니었다. 언제든 방심하면 나를 덮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일상에 중심이 잡힘과 동시에 내 주변엔 긍정적인 기운의 바운더리가 단단히 구축되었기 때문에 이전의 안 좋은 버릇들이 또다시 내게 비집고 들어오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절제하는 게 그토록 어려웠던 것들은 생각보다 힘이 약했다. 여태껏 그런 비실비실한 것들에 흔들리고 무너지며 살아왔다는 게 믿기 힘들 정도였다.


책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는 어차피 인간은 항상 문제를 안고 살아가지만, 조금 더 나은 문제를 다루면 된다고 하였다. 살면서 이렇게 삶의 만족도가 높아본 적이 없었던 지금의 나조차도 문제는 있다. 그건 바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출판사와 계약을 할 수 있을까'등과 같은 문제다. 상당히 번거롭고 머리 아픈 문제이긴 하지만, 그전에 내가 다뤘던 문제들이 비하면 정말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문제라고 본다. 그전에 내 모든 신경을 앗아갔던 문제는 술, 게임, 끊임없는 방황이었다. 그런 문제들은 일단 마음에 안고 있다는 것 자체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해결된다 해도 잠시 뿐이었고, 오히려 문제해결이 된다 해도 플러스가 아니라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이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 내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보고 있자면, 어느 정도 인생이 성공의 반열에 올랐다는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다.


요즘 내가 시간과 일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아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책 '신경 끄기의 기술'은 결국 자신이 몰두할 만한 일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끄고, 중요한 것에만 신경을 쓰며, 조금 더 나은 문제를 다루게 된다면 더 이상 이전처럼 복잡하게 살아갈 일은 없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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