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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Jan 17. 2024

인생의 난이도와 결혼은 아무 관계 없다

죄 없는 결혼에 본인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결혼을 앞두고 있을 때쯤 주변에서 '이제부터 고생길 시작이다', '봄날 다 갔네', '늦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라'와 같은 말들이 많이 들려왔다. 혼자 사는 것과는 많이 다를 거라고, 앞으로 힘든 일이 더 많을 거라고 위로(?)를 해주고들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결혼하면 단지 좀 더 풍부하고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거라고 여겼다. 인생은 결혼과는 관계없이 원래 힘든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인생의 난이도는 결혼의 여부가 아니라, 언제나 본인 하기 나름이라고 믿어왔다. 


결혼 후 삶이 힘들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들리는 말은 '사는 게 재미없다', '자유가 없다', '개인시간이 없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 '집 들어가기 싫어서 야근한다'와 같은 것들이었다.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 함께 살게 되면, 희생해야 될 부분과 헌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힘듦'을 주장하기엔 근거가 불충분하다. 그런 고충은 본인의 할 도리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결혼생활에 전가하고 있는 데서 오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이 힘들어지면 많이 할 법한 생각 중 하나가 '결혼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라는 것이다. 아쉽게도 그런 생각은 하등 도움도 되지 않을뿐더러 별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한 길로 쭉 뻗어있는 형태다. 여러 갈림길이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그런 구조가 아니다. 


사는 게 힘든 건 주변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의 책임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모든 일은 본인의 수많은 선택들이 초래한 결과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오늘에 이르렀는지, 현재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딘지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더 좋은 길이 있었을 텐데'라는 망상에 빠진다면 한없이 길을 헤매기만 할 뿐이다. 본인이 처한 상황을 외면한 채 불평만 쏟아내는 사람의 인생에는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일만 일어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일들만 눈과 마음에 포착될 뿐이다. 


자신이 선택한 일들에 기꺼이 책임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책임지겠다는 건 곧 현실을 직시하고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다짐과 궤를 같이 한다. 사람이 책임을 지고자 한다면 비로소 대책이 서고 해법이 보이기 시작한다. 요컨대 책임감은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한,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자질이다. 


결혼은 아무 죄가 없다.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으면,

삶은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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