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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Feb 25. 2024

사람은 어렵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너와 나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 같은 게 있다. 인간관계의 여부는 그 벽의 거리와 두께를 얼마나 인지하고 다루는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사람들은 관계가 돈독해졌다고 생각하면 서로 간의 벽이 허물어졌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친해졌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선을 넘나들다 결국엔 상대방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대개 친구나 가족 같은 가까운 관계는 그런 식으로 멀어진다. 가만 보면 오히려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멀어질 확률이 높은 것 같기도 하다. 가까워질 일도 없지만 그만큼 멀어질 일도 없는 데면데면한 관계와 비교를 해보면 말이다.


한편으로는 자세히 알지도 못하는데 미리서 상대방에게 돋친 가시가 많을 거라는 판단에 접근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좋은 관계로 거듭날 수 있었던 사이는 그렇게 좁혀지지 않기도 한다.


인간의 심리는 눈에 확연히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보인다고 해서 알 수 없는 속물 그 자체인 인간의 속마음이 눈에 보인다고 한들 쉽게 파악할 리도 만무하다.


그만큼 사람은 어렵긴 하다.


나조차도 내 마음을 잘 모르니,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은 딱히 없어 보인다. 그나마 인간관계를 두고 취해볼 수 있는 거라곤 나를 끝까지 의심하는 것, 내 생각을 쉽게 믿지 않는 것,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것 정도.


그런 안전장치라도 있어야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라는 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있다. 그럼 굳이 무리해서 누군가와 친해지려 애를 쓰지 않게 된다. 타인과 가까워진다는 개념은 '실재'하지 않으니까.


그럼 좀 고독하긴 하겠지만, 최소한 내가 상처를 입을 일도 상대방의 벽을 깨부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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