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읽고
주체적 삶이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인생의 주인이 돼라!'고 무수한 자기계발서들은 한결같이 주장한다. 그러나 구체적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는다. 주체적 삶이란 그렇게 주먹 불끈 쥐고 결심한다고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중에서
난 독서를 할 때 그 책을 쓴 '저자'를 별도로 떠올리지 않고 내용에만 집중하는 편인데 본 책을 쓴 김정운 교수는 그런 나에게 좀 특별하게 다가왔다. 참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이다. 사실 같은 남자라서 더 그렇게 느끼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누군 괴짜나 변태라고 손가락질만한 농담이 책의 구구절절마다 섞여있지만 유쾌하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건 같은 남자로서 충분히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역시 남자들끼리 모이면 노는 방식이 다 비슷한가보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을 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만나지 않고도 다 알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본인을 텍스트에 아주 잘 녹여냈다. 이런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게 정이 간다. 다만 만난다면 그 정이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보통 사람 같진 않기 때문에.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다 읽고 덮으면서 파도가 많이 치는 바다 위에서 크루즈 여행을 하고 온듯한 느낌을 받았다. 챕터마다 김정운 작가님의 개인적인 일화라던가 세상의 다양한 면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도중에 뼈를 때리는 인생의 교훈이 될만한 중요한 문장들이 갑자기 치고 들어온다. 부분마다 조금 어려운 내용도 실려 있어서 살짝 지루해지다가도 그 뒤에 담지 않으면 안 될 소중한 문장들이 서서히 등장하거나 갑자기 짠하고 나타나기 때문에 읽는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디스코팡팡을 탔는데 운전자가 나를 즐겁게 해주려는 게 아니라 본인의 즐거움을 해소하려고 기계를 정신없이 조작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결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은 이상하고 묘한 느낌.
책의 저자 김정운 작가님은 본인의 진정한 자유를 위하여 교수직을 때려치우고 본인 자신이 진정한 삶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남다른른 여정을 밟고 있다. 이 책이 최신작이 아니라서 내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뭐하고 지내는지는 모르겠다만 책의 내용을 다시 들여다봐도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범위가 다른 인생경험의 내공이 느껴진다. 대한민국의 현실과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빗대어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을지도 모르는 힌트가 책에 많이 실려 있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시간이 아깝진 않을 것 같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놓칠 수 없는 주옥같은 문장들에 의해 몰입을 하기도 하고, 지루하고 어려운 문장들에 의해 책을 덮어버릴까 고민을 하기도 하고, 중간 중간 나오는 그림과 사진들 그리고 어떤 단어들 때문에 혼자 많이 웃기도 했다. 보통 한 권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 책을 다 읽고 덮을 때까지는 그 책에서 우러나오는 하나의 계절 속에서 지내다 오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읽으면서는 사계절을 다 지내본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중간에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이 여럿 들어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덮고 난 후의 느낌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로 귀결된다. 개인적으로는 참 묘한 독서였다. 가슴에 새길만한, 혼자 되뇌이며 사유하기도 적절한 문장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삶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을 얻고자 한다면 충분히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