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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가 고민된다면 먼저 해야 할 일

길을 잃었다면 잠시 혼자가 될 필요가 있다

by 달보


우리는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하며 보낸다. 그 와중에 인간관계를 맺고 지식을 얻기도 하지만, 나중엔 그 모든 과정이 사회라는 시스템의 일원이 되기 위한 절차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남들만큼은 살고 싶은 마음에, 하기 싫은 일을 참고 버티며 지낸다. 하지만 이상과 동떨어진 현실을 매일 마주하다 보면 마음이 지치고 속이 썩기 마련이다. 그럼 퇴사 생각이 절로 난다.


한 번 퇴사 욕구가 일어나면 좀처럼 사그라드는 법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진다. 퇴사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지만, 아무런 계획 없이 도망치듯 그만두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 오랜 기간 수입 없이 지내거나, 다른 직장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에 대한 흥미를 없거나, 의미를 찾지 못하면 어느 곳에 취직해도 금세 지루함과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거기에 인간관계 문제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버거워진다. 설령 대기업이라도 그런 상황에선 오래 버티기가 힘들다. 회사의 규모나 복지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업무가 나의 성향과 맞는지의 여부다.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기 어렵다.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바쁜 나머지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선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내게 맞는 일을 찾을 필요가 있다.


퇴사가 고민된다면, 퇴근 후의 시간을 활용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술을 마시는 대신, 조용히 혼자서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그간 방치해 둔 마음을 살펴보는 것처럼. 특히 독서는 앉은 자리에서 짧은 시간에 방대한 간접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독서로나마 새로운 경험을 하다 보면 그간 모르고 있었던 내면의 욕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단순히 지금의 회사로부터 벗어나는 것에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으로 마음의 방향을 틀게 될 수도 있다.


내가 뭘 원하는지 알게 되면 오히려 퇴사를 미룰지도 모른다. 해보고 싶은 일이 직장생활 중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라면, 유의미한 성과를 보기 전까진 회사를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신경을 한곳에 집중하면 그동안 마음을 떠나지 않던 문제들이 마법처럼 사라지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듯 벗어나는 건, 퇴사뿐 아니라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퇴사하고 싶을 땐 여가 시간을 확보하자. 그렇게 벌어들인 시간으로 인생의 방향을 점검하다 보면 의외의 경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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