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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집사 Jun 09. 2023

#9.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으로 부자 된 사람?

오픈마켓, 모르고 시작하면 망한다.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이 약속하는 경제적 자유


‘경제적 자유’라는 키워드가 언급될 때마다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은 항상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스마트스토어로 연 매출 00억 원 달성한 썰’, ‘아마존으로 돈 벌고 매일 여행 다니는 A 씨의 이야기’ 등. 성장 모멘텀에 올라탄 온라인 커머스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내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간에 계속해서 돈을 벌어다 준다. 그래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에 뛰어든다.


그렇다면, 남들이 팔지 않는 제품이면서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예쁘면서 게다가 가성비까지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면, 스마트스토어에서 혹은 아마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좋은 제품을 팔면 언젠간 성공한다?


진짜로 좋은 제품(남들이 팔지 않는 제품이면서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예쁘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판매한다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그렇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좋은 제품을 소싱하는 것은 충분조건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디폴트인 셈이다.


왜 좋은 제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플레이어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많다.

그래도 좋은 제품과 친절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봐 주지 않을까?

천만에.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에 뛰어드는 셀러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절이라면 이 공식이 통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글을 쓰는 2023년의 시점에서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 디폴트 조건이 성장 동력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출이 안되면 매출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요.


첫 번째 조건은 모두가 짐작하다시피 ‘상위 노출’이다.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인지 구조를 생각하면 쉽다.

000가 필요하네?→ 검색 → 비교 → 구입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에 대한 니즈를 인식하면, 그 니즈를 충족시킬 제품을 네이버와 아마존 검색창에 입력한다. 그리고 첫 페이지에 노출된 제품 몇 개를 클릭해서 비교해 본다. 2,3,4,5페이지까지 넘겨가면서 보는 소비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첫 페이지에서 진짜 좋은 제품(남들이 팔지 않는 제품이면서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예쁘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1차적으로 선택하고, 다시 그중에서 리뷰가 많은 제품을 최종 구매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진짜 좋은 제품’은 1차적인 선택을 받기 위한 하나의 요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상위 노출이 되고 리뷰가 빵빵해야 마침내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린다. 둘 중에 하나라도 충족이 안되면? 경제적 자유고 나발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0이다 0.





돈,돈,돈


만약에 내가 가진 브랜드가 제품은 참 좋은데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없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상위 노출을 위해 돈을 쓰면 된다. 얼마의 돈을 써야 할까? 키워드 광고는 경쟁 입찰이기 때문에 산업마다, 제품 카테고리마다, 시기마다 비딩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반려동물 용품, 리빙 용품에 대한 키워드 입찰 가격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상위 노출이 되려면 스마트스토어는 클릭당 기본 1000원, 아마존은 클릭당 기본 3000원은 써야 했다. 중요한 것은 ‘클릭당’ 가격이다. 클릭만 하고 구매하지 않으면? 돈을 허공에 뿌리는 것이다. 만약 제품 하나에 단가가 2~3만 원인데, 마진이 몇천 원 단위이고, 클릭할 때마다 1000원 단위의 돈이 나간다면? 한 개의 판매 매출이 발생해도 마이너스인 경우가 허다하다.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은 스몰 브랜드들은 스마트스토어나 아마존에서 살아남기가 굉장히 힘들다. 솔직히 말하자면 광고비를 지출하다가 끝난다.


그래서 일부 셀러들은 상위 노출이 될 만한 키워드를 먼저 뽑아서, 그 키워드에 해당하는 제품을 소싱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이 방법도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이 방식은 성장 동력에 한계가 있다. 즉, 키워드와 트렌드에 맞춰 그때그때 새로운 제품을 소싱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브랜딩을 할 수가 없다. 콘셉트 없이 이것저것 오만가지를 팔게 되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무엇을 파는 곳이다'라는 포지셔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브랜딩이 없으면, 언제든 동일한 전략을 선택한 마켓에 밀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끝없는 가격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나를 따르라!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심플하게, 내가 ‘인플루언서’ 이면 스마트스토어도 아마존도 쉬워진다. 즉, 나라는 사람 혹은 내가 만든 고유의 콘텐츠가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십만에 달하는 팔로워가 있을 때 나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그다음에 스마트스토어나 아마존에 진출하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상위 노출에 막대한 예산을 쓸 필요가 없게 된다. 팬들을 통해 초기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스마트스토어나 아마존의 알고리즘에 의해서 점차 노출 순위가 높아지게 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아웃 바운드 마케팅 (내가 돈을 써서 사람들을 끌어오는 방식)’ 이 아닌,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게끔 하는 ‘인바운드 마케팅’이 통하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돈을 쓰지 않고 상위 노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인플루언서가 아니어도 성공한 사례가 ‘과거’에는 있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오픈 마켓에 뛰어든 셀러들이 지금은 너무나도 많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시점이 2023년 이후라면, 스마트스토어나 아마존에서 나만의 브랜드 제품을 론칭하기 전에 스스로 인플루언서가 되는 전략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주의할 점은 어렵게 노력해서 인플루언서가 되었는데, 그 소중한 브랜딩으로 제품을 론칭할 때 또 생각보다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좋은 제품’에 무심하다는 점이다.

내 이름이 있으니까, 사람들은 이름을 보고 사주겠지?

물론 이 방법도 초기에는 통하지만 좋은 제품은 언제나 디폴트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좋은 제품이 없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장사는 곧 사람을 남기는 것이니까. 신뢰가 없는 장사는 장사가 아닌 돈 놓고 돈 먹기에 불과하니까. 인플루언서가 되더라도 ‘남들이 팔지 않는 제품이면서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예쁘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팔아야 한다. 기본은 꼭 지켜야 한다.





선택의 기로


Jelly Bread(젤리브레드)라는 브랜드로 고양이를 입양할 때 필요한 물품들을 스마트스토어와 아마존에서 판매했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스몰 브랜드로써 인플루언서가 아닌 상태에서 제품과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는 광고비를 집행해서 제품을 판매했지만, ROI를 계산했을 때 도저히 남는 장사가 아니었다. 유기묘 입양 플랫폼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 시작한 장사였는데, 마케팅 예산을 쏟아부어서 커머스를 활성화시키는 게 맞는 전략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커머스를 하다 보니 정작 핵심 사업 영역인 플랫폼에 투자할 리소스가 부족해졌다. 주객전도.


어떻게 해야 할까? 선택의 기로에 선 나는 또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아니, 과연 선택의 문제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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