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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거치는 연애의 9단계

조금이라도 낭만적인 삶을 위한 지침서

by 하늘나루

(끝 부분도 있습니다. 꼭 끝까지 읽어 주세요!)


얼마 전, 대만에서 작성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연애를 시기에 따라 총 1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 유독 중화권에서 널리 퍼져있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럴까? 필자가 추가적인 수집과 번역을 통해 구성해 보았다. 그 말인즉슨 헤어지기 쉬울 때, 가장 좋을 때 등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때를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1단계는 첨밀기(甛蜜)이다. 첨밀은 중국어로 달콤하다는 뜻. 연애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달콤한 순간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연애를 시작한 1달까지의 기간을 말하는데, 좋은 일은 처음 시작할 때가 가장 설레고 즐겁지 않은가? 대학으로 치면 갓 입학한 새내기, 부부로 치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부부다. 자잘한 걸 따지기보다는 연애 그 자체가 좋을 무렵. 한창 좋을 때다. 주로 대학생 무렵, 늦어도 20대 중후반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교, 중학교 때 눈이 맞는 경우도 있다. (물론 예외는 언제나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카페나 식당에 가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브런치를 쓰는 등 조금 특별하게 보내기도 한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저 이 순간을 즐기기는 것이 베스트일 무렵이다. 대학생이라면 같이 여행을 가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있다.


Source: Pexels


자, 이제 2 단계다. 연애를 시작한 지 2번째 달이 되었다. 이 시기에 대한 명칭은 서로 다른데, 행복기(幸福期)나 '서로 그리워하는 시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분명히 좋을 때지만 첨밀기, 한창때에 비하면 분명히 무언가 줄어든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서로가 너무 좋다.


3단계는 조금 어렵다. 이 단계는 서로가 본격적인 연인이 될 수 있는지 판가름이 나는 단계로, 연애 시작 3~4개월에 해당한다. 지금까지의 마냥 좋은 기분이 점차 사그라들고 자잘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미세한 취향 차이나 생활 습관의 차이, 그리고 서로 맞춰주지 못하는 부분이 걸림돌이 되기 쉽다. 점차 서로가 현실적으로 변하며 냉정해지는 단계라 냉담기(冷淡期) 혹은 '헤어지기 가장 쉬운 시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만약 이 시기를 순조롭게 넘겼다면 이제 연인이 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이 시기가 언제인지는 연인마다 다르다. 3~4개월 차에 맞이하는 경우도 있고, 늦게는 5~6개월에 찾아오기도 한다. 사람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내가 싫어하는 걸 상대가 좋아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이지 말란 법도 없다. 중요한 건 이를 슬기롭게 조율하는 능력이다.


4단계는 '적응기'이다. 연애 6개월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서로가 맞지 않았던 부분을 맞춰주며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다. 여기서 자잘한 취향이나 생활 습관을 맞추어 가면서 사소한 일로 싸우는 빈도가 점차 줄어들게 된다.


여기서 5단계에 접어든다. 연애 7~8개월쯤으로 상대에게 익숙해지는 단계다. 이제는 서로의 존재가 습관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 수 있다. 어쩌면 준(準) 가족이라고 해도 될까나. 어쩌면 '연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할 정도로 당연한 사이다.


6단계. 여기까지 온 독자가 있다면 축하한다. 연애 9~10개월 차, 이제 단순한 사랑보다는 '부부의 정'이 조금씩 든다고 하는 단계이다. 물론, 당연히 내놓고 그런 이야기를 꺼낼 일도, 마주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마치 지붕에 비가 새듯이 그런 분위기가 조금씩 감돌기 시작한다. 짧은 연애보다 조금 더 먼 일을 바라보기도 한다. 흔히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것이 이 단계이지 않을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 시작한다.


7단계. 1주년이다! 축하한다. 이건 정말로 축하할 일이 분명하다. 1년 정도 같이 지냈으니, 3~4개월 차처럼 사소한 일로 헤어질 위험은 현저히 줄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제는 먼 미래를 바라보아야 할 시기다. 같이 여행을 떠나도 좋고, 근사한 식사를 해도 좋다. 그렇다고 헤어질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되겠지만, 당신과 연인이 커다란 관문을 지나쳤다는 이야기가 된다.


8단계. 여기서부터는 범위가 크게 증가한다. 연애 2~3년 차. 이 무렵에는 공식적으로 상견례를 하기도 하고, 20대 극후반, 30대 초중반의 커플의 경우 약혼 논의가 오가기도 한다. 물론 개인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이 정도 되면 연인이 마치 가족처럼 여겨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연인을 만나는 게 자연스러움을 넘어 당연해진다.


만약 20대 초중반에 연애를 시작했다면, 이제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나 진로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주저하지 말고 위로해 주자. 사랑은 어려울 때 빛이 나는 법이다.


9단계. 연애 4~6년 차다. 미성년자가 아니라면 대체로 6~7년을 넘기지 않고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설령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가족과 다름없을 정도로 친밀해진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단계에 있는 독자라면 처음 언급했던 첨밀기 (1개월 차)가 까마득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때처럼 설레고 풋풋한 감정은 없지만, 이제는 삶을 함께 한다는 책임감과 소속감으로 채워진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간 연애하느라 수고 많았다.


1. 지혼식. 이제 당신과 연인은 결혼 1주년을 맞이했다. 아직은 같이 사는 게 어딘가 익숙하지 않고, 마치 대학 새내기나 연애 초반처럼 풋풋한 감정이 다시 돌아왔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주년이다. 함께 집을 정리하고 장을 보면서 아직 어리숙한 가정을 만들어 간다. 또 연애할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상대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너무 놀라지 않기를 바란다. 같이 사는 게 원래 그런 것 아니겠는가? 아직 두 명 다 사회 초년생인지라 몸도, 마음도 약간은 젊다.


2. 목혼식. 결혼 5주년이다. 나무처럼 변치 말자는 의미로 나무 목(木) 자가 붙었다고 하는데, 이제 독자 여러분들은 어엿한 부부라고 할 수도 있겠다. 만약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했다면 한 두 살 정도의 유아일 것이다. 처음으로 아빠,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당연하다. 그건 기적(奇跡)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니까. 어쩌면 돌잔치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를 가지지 않아도 좋다. 그저 독자 여러분의 행복한 가정생활을 기원할 뿐이다.

Source: Pexels


3. 석혼식. 결혼 10주년이다. 너무 일찍 결혼하거나, 혹은 그 반대가 아니라면 독자 여러분들은 아마 30대 극후반~40대 무렵일 것이다. 체력도 슬슬 떨어지고, 외모와 기억력도 예전만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 당신과 함께 살아온 연인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유치원생 정도일 것이다. 이제는 아이의 학원을 알아보고 원에서 귀가하는 아이를 마중 나가는 것이 일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 유치원에서 돌아온 당신을 맞아 주던 부모님이 떠올라 마음이 아련해질 나이이다. 너무 슬퍼 마라, 지구상의 모든 부모들, 아니 모든 사람과 동물들이 같은 감정을 느낄 테니까. 이것은 사랑의 결실이기도 하다.


시간이 나면 여러분이 연애를 시작한 곳에 가서 다시 가족사진을 찍어 보아라. 그곳이 어디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소개팅, 맞선을 했다면 카페나 레스토랑이 될 수도 있고,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학교 도서관이나 강의실, 복도일 수도 있다. 어디가 되었든 분명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거의 장담할 수 있다. 완벽한 남남이었던 두 사람이 한 가족이 된다는 건 극 T인 필자가 보아도 분명히 경이로운 일이다.


4. 도자기 혼식.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로 결혼 20주년 무렵에 진행된다. 수고했다. 정말로 수고했다. 여기까지 온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고 싶다. 이제 독자 여러분들의 나이는 50대 무렵, 사회에서나 직장에서도 안정적인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있다면 대학 무렵, 한창 대입과 내신으로 바쁠 때다. 가끔 자녀가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예민해질 수 있다. 그런 자녀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어쩌면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도 구박하지 말고 위로해 주는 게 좋다. 당신도 한때 그러지 않았던가?


5. 은혼식. 은(銀)처럼 흰머리가 늘어날지도 모르겠다. 결혼 25주년이다. 자녀가 있다면 20대 초중반, 아마 그들은 이 글에서 처음 언급한, 그리고 당신들도 한때 지나왔을 첨밀기를 보낼 것이다. 어쩌면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여러분들의 옛 시절이 떠올라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 옛 시절 덕분에 그들이 거기 있을 수 있기도 한 것이다. 이제 자녀들이 독립해서 신혼 이후로 다시 여러분만의 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만약 지인이 많지 않다면 지금 당신의 곁을 지켜줄 사람은 당신의 연인일 것이다. 아직 완전한 노인은 아니지만 저 멀리서 저녁노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6. 회혼식. 결혼 60주년이다. 환갑과 같아 회(回) 자를 쓴다. 이제 독자 여러분들은 노인이 되었고, 빛나던 삶의 태양도 거의 다 저물었다. 아직 당신 곁에 있다면 연인의 손을 꼭 잡아 주길 바란다. 인생은 혼자 와서 혼자 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세상에 혼자서 태어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런 건 곰팡이, 세균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운이 좋다면, 독자 여러분은 평생을 함께한 연인과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제 첨밀기에서 시작한 여정도 끝이 났다. 가능한 모든 언어로 당신과 연인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온다. 하지만, 하지만, 언젠가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래서 준비했다.


7. 금강혼식. 결혼 75주년이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인생이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둘이서 이 시간을 함께 살아온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8. 백년해로. 결혼 100주년이다. 이것이 가능한 사람은 아마 굉장히 드물 것이다. 그렇지만 의학 기술이 발달한 미래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사실 실제적인 100년이라기보다는 그만큼 동고동락하였다는 비유적인 의미가 강하다.


필자는 전문가가 아니며 본문에서 서술한 단계의 초반부에도 이르러 본 적이 없다. 다만 분석적이고 이론적인 INTJ인 탓에 정보를 모으고 최선의 결과를 생각하는 방법은 뛰어나다고 여겨 본 글을 작성해 보았다. 비논리와 억지가 난무하는 연애는 이론-학문 중심적인 필자에게 거의 정면으로 도전하는 주제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흥미롭게 분석할 만한 주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상술한 내용들은 여러 기사와 중화권에서 도는 이야기 등을 조합하여 만들어 낸 것이다. 절대로 맹신해서는 안 된다. 연애는 개인마다 그 시기와 방식이 천차만별이다. 일원 하거나 규격화가 아예 불가능한 것이다. 위의 조언을 따르고 말지는 순전히 본인의 자유다. 필자와 하늘나루는 독자 여러분이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 글의 의미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솔로로 살거나 그 반대여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행복한 삶이 최고다. 그 점을 알아 두었으면 한다.



'자, 여러분. 이 늦은 밤, 새벽 3시에 저희 강의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종강을 해도 될지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다루는 저희 강의에서 철학적 고민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거든요'


교수님의 종강사로 자정진 (자유, 정의, 진리의 줄임말) 3가 그렇게 끝이 났다. 앞서 자정진 1, 2가 사회와 미래에 대한 폭넓은 주제를 다루었다면, 이번 자정진 3은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실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한 수업이었다. 여타 수업과 다르게 이 수업은 새벽 3시에 끝났는데, 그래야 명상을 할 수 있다는 것. 학점은 B가 나왔지만 어느 수업보다도 성취감이 있었다.


'아~ 배고픈데 새벽까지 이게 뭐냐잉? 족발 보쌈이나 먹고 싶다~'


보성 출신의 제임스가 말했다. 제임스는 나와 같은 조에서 일했던 미국인으로, 특유의 사투리가 인상 깊었다. 늘 족발이 당긴다고 했는데 오늘은 더 심했다.


'넌 뭐 좀 느끼는 거 있었냐? 결혼 100주년이라니, 너무 황당한 이야기 아닐까?''


'글쎄 다잉. 난 같은 사람 일주일 봐도 질리는데. 뭐, 너무 특이하신 교수님이니 그럴 만도 허구먼'


난 그런 제임스에 말에 피식 웃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려는데, 가는 길에 24시 족발집이 문을 열었다. '40년 전통 족발 맛집'이라는 문구가 환하게 불을 밝혔다.


'아. 이게 웬 떡이 나잉. 우리 족발이나 먹고 가자'


내가 뭐라 말리기도 전에 제임스가 이미 족발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족발 이인분을 시키는 소리가 멀리서도 들려왔다. 소주 두 병도 함께였다.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가게 주인이 우리 곁으로 왔다. 사실 가게에는 우리만 있기도 했다.


'아니, 학생들은 이 시간에 어쩐 일이여? 지금 축제 기간도 아닌데 새벽 4시까지 학교에 있었나?'

사장님이 궁금해하는 말투로 물었다.


'아니 그게, 그 교순 님이 새벽 3시까지 수업을 했구먼.'


'무슨 수업인데 그러나? 별 희한한 수업도 다 있네'


'무슨 사랑, 연애 구업이었습네. 결혼 백주년이면 백년해로나라 뭐랬나. 우리는 거 관심 없는데 계속 말했다'

제임스가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하긴 제임스도 B를 받았으니 아쉬울 건 없었다.


'그런 거 배워서 나쁠 건 없지. 나도 남편을 너희 무렵에 만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뭘. 백년해로는 못 볼지 모르겠지만 딱히 후회는 없다. 혼자서 지냈다면 이런 거 운영할 기운도 없었을 거야. 기분이다. 오늘은 보쌈까지 서비스로 주마'


'정말입니까? 감사합다이~'


나와 제임스, 그리고 사장님은 밤새 먹고 마셨다. 그렇게 만취해서 기숙사로 돌아가고는 다음 날 깨어났다. 뭐, 당연하게도 배운 걸 다 까먹었지만 밤에 먹은 족발, 보쌈 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아, 쫄깃하고 맛있는 족발, 보쌈과 잘 싸서 먹으면 그 맛이 두 배가 된다고 뚜식이가 그랬었지. 정말로 실컷 먹었다. 아침부터 부스스하게 일어나 언덕 꼭대기에 있는 강의실로 갔다. 이런 날이면 정말로 그냥 자고 싶지만, 과제 제출을 해야 해서 미룰 수도 없는 것이다.


'저기? 장(張)? 수업 가는 길이니?'


'어. 지금 안 가면 늦거든. 너도 안녕?'


다현이 말했다. 한때 날 위협까지 했지만, 그 일이 끝나고 돌아온 다음부터는 열심히 공부해서 같은 대학에 왔다. 요리 동아리 회장으로 있는 그녀는 지금 나와 가장 친한 친구다. 오늘 동아리 홍보를 하는지 무언가 담긴 컵이 가득 늘어져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족발이었다.


'내가 직접 만든 족발이야. 오늘 아침에 산 돼지고기를 푹 삶았고, 거기에다 특별히 구한 한방 약재까지 넣어 맛있어. 너도 하나 먹고 가.'


'정말? 고마워. 그런데 돈 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냥 먹어도 돼?'


'아니, 하나에 3만 원이야. 당연히 거짓말이지. 여러 컵 가져가도 괜찮아'

다현이 웃으며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족발을 종이 상자에 담아 주었다. 나는 고맙다고 하고 다시 언덕을 올랐다. 한 점찍어서 입에 넣으니 그야말로 살살 녹는 맛. 동아리 홍보 차원이라지만 사심이 담겨 있는 것 같기도. 그렇다면, 이건 교수님이 말한 첨밀기일까나. 정말로 달콤한 맛이 나기는 했다.


그래, 족발 먹고 싶다!

달콤한 쌈장이 족발을 마사지해 줄 때 나도 가겠다고 떼쓰는 마늘과 고추 한 점....

거기다 코끝에 아련한 한방 향까지...


본 글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내용은 필자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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