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간다는 이웃집 소식에

아이에게 또 배운다

한 층에 3개 세대가 있는 아파트.

옆 집 꼬마가 우리 집 꼬마와 동갑내기.

그 아이는 인사성이 참 밝다.

우리 꼬마는 저렇게 인사 못하는데.

내가 뭘 빠뜨리고 키우는 건가.

비교하며 불안해지기까지.


아무튼 그 인사성 밝은 아이네 집이 곧 이사를 간단다.

아내가 아이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자

아이는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가서 혼자 복닥복닥.


어느새 편지와 색종이, 스티커를 담은 선물 상자가 완성됐다.

꼬마표 '굿바이 키트'라고나 할까.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평소 산책을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어른들끼리 그저 약간의 억지웃음을 섞어

최대한 친절하게 인사를 주고받고 서로 현관문으로 바삐 들어가던 사이인데


아이가 느낀 건 달랐구나.

옆집 친구의 이사 소식이 퍽 서글펐구나.


아이는 잠옷차림으로 살며시 문을 열고 나가

그 집 앞에 '굿바이 키트'를 놓고 들어왔다.


아, 우리 꼬마가 이렇게 인사를 하는구나.

그간 그 친구와 인사성을 비교하며 걱정한 내가 잘못했구나.

따뜻한 그 마음씨에 아빠가 한 수 배운다.


#아빠 #딸 #육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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