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난 시위라고는 촛불시위 정도밖에 못 했다. 감히 두건을 얼굴에 두르고 최루탄 속에서 쇠파이프를 들 용기 따위는 없었다. 정치에 관심이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뉴스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방송이었다. 누군가 광장에서 거리에서 인간다움을 위해 두려움과 맞설 때 난 작고 운동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아이였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이가 들어 근현대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을 때의 민망함과 미안함, 슬픔은 생각보다 컸다. 왜냐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이렇게 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평화는 언제나 오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 손을 맞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