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나 지금이나 우린 같은 삶을 살지요.
한영수 작가님의 사진을 그렸다. 원작 사진에는 비 오는 날 건물 안에서 밖을 보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과 바로 옆에는 줄에 묶인 개가 있다.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흑백 사진이지만 청량한 느낌과 일상의 잔잔함, 위트까지 있다. 역시 사진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은 남다름을 느낀다.
어릴 적에는 비 오는 날이 싫었다. 밖에서 맘 놓고 못 놀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비 오는 날이 점점 좋아진다. 특히 쏟아지는 비가 좋다. 사진은 1950-60년대다. 그때도 지금도 사람 사는 건 그대로인 것 같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우산이 없으면 뛰어가고 너무 많이 오면 어딘가 들어가 잠시 비를 피한다. 이 사진을 처음 본 순간 꽤 오랫동안 봤다. 마치 며칠 전이었던 것 같은 생생함이 밀려왔다. 이런 사진을 찍어준 작가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