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에 35키로 이상 뛰는 훈련을 한번 하고 난 것이 꽤 무리가 됐었던 것 같다.
아침 저녁으로 나누어 뛰었기 때문에 뭐 대단한 운동이 됐을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한동안 쳐지면서 몸이 많이 피곤했다.
1주일 지나 다시 뛰어보려 햇을 때는 18킬로미터 정도 지나니까 갑자기 어지러워 온다.
그날 물론 무지하게 덥긴 했다.
7시 반인데도, 햇빛이 안났는데도 습도가 워낙 높았던지라 이마에서 흐르는 땀이 헤어밴드를 적시고 눈을 찌르며 입으로 턱으로 흘러내렸다.
너무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가... 싶었는데 아무튼 그날은 뛰다가 휴식.
그리고 그담주가 내내 추석이었다.
추석 기간엔 음식을 이것저것 해서
집으로 오는 손님들 상을 몇번 차렸더니
그것도 부담이 되었었나보다.
추석 당일까지 음식차리고 마구마구 움직이다
바로 다음날은 또 출근을 했던지라 지난 주말은 내내 졸렸다.
토요일 아침 훈련을 나가야 하는데
새벽에 터진 코피가 멎지를 않아 새벽운동은 못하고
오후에 12킬로 정도를 뛰었다.
확실히 낮에도 뛸 수 있을정도로 선선해졌다.
그래서일까.
괜히 욕심을 부렸나.
날씨가 선선해진 탓에 보폭을 넓히며 속도를 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뛰는 것보다 좀 더 보폭을 넓힌다는 생각으로,
속도도 조금 높여본다는 생각으로 움직였는데
그럭저럭 할 만 했다.
보폭을 넓히니 속도감도 살아나는 것 같고.
그런데 10킬로미터 좀 지나니 왼쪽 발목 뒤편부터 종아리 쪽으로
뭔가 쌔한, 찌르르 쥐가 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주 천천히 달리는 속도로 푹 낮추면서 왼쪽 다리를 살살 달랬다.
그렇게 2킬로까지 더 달리다보니 더이상 달리면 쥐내리는 수준이 감당못하게 되리라는 예감이
살짝 왔다.
발바닥 한가운데부터 발목 위쪽, 종아리 살짝 아랫부분까지 뭔가가 한줄로 연결돼
팽팽하게 당기는 듯한, 몹시 고약하고 불편한 기분이 올라왔다.
12킬로만 겨우 뛰고 선 자리에서 개천변 난간을 붙잡고 최대한 스트레칭을 했다.
평소 쥐내리는 부위와는 또 조금 다르다보니 더 아픈것 같고 긴장도 더 됐다.
한동안 괜찮았던 발뒤꿈치 부분도 넘나 홧홧 아프고. 총체적으로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었다.
주말지내고 출근을 하는데 마치 처음 달린 것처럼 허벅지 근육이 땡기고 아프다. 고작 보폭 조금 넓혔을 뿐인데 이게 그렇게 무리가 된건가. 짧은 다리는 슬프다 !! ㅠㅠ
자칫 속도를 높였다가 주제파악 못하고 완주 못하게 될까 두렵다. 느린 속도로 뛰는 건 뛴다지만 빠른 사람은 4시간만 힘들면 될 것을 나같은 초짜는 최소 6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6시간 가까이 고통받아야 할 내 다리와 몸 생각하니 벌써부터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다.
계속 이 생각으로 무한반복하면서 의욕이 사그라든다. 원래 오늘도 퇴근 후 1시간 정도라도 뛰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집에 오니 만사가 다 귀찮고 싫어진다.
대회도 포기하고 싶고, 이 좋은 날 뭐하는 짓인가도 싶고, 몸 구석구석 더 아픈것 같고
그렇지만 주변에서 다들 풀코스 나간다고 알고 있어 뒤로 물러서지도 못한다.
외통수에 빠진건가...
가만보면 생각날 때마다 이러고 스트레스를 쥐어 짜내고 있다. 분명한 건 뭔 이유인지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건데. 나 지금 슬럼프인가 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