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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동용 영어책 훑어보기

구매버튼을 누르기 전 인근 도서관에서 영어책들을 미리 살펴보았다.

by 라마로그

1월 20일, 집 근처 도서관을 찾아갔다.

비교적 신축 건물이었는데, 아동코너가 한 층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Snapshot.jpg 도서관 2층 아동 코너

우선 장바구니에 담았던 책들부터 한번 훑어보기로 하였다.

0세에게 알맞은 고대비 색상의 책 중 하나인 Hello, Bedtime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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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보니 생각보다 책이 아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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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남성 기준 손바닥 정도 사이즈의 책이었고 (아이 기준에서는 클 수 있겠으나), 딱히 내용이 다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같은 시리즈 세 권 정도를 구매할 예정이었다.

① 아이가 책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점, ② 흥미를 금방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크기가 비교적 크고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있는 한 권의 책만 구매하는 것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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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세 기준의 Very Hungry Caterpillar를 발견했다.

베스트셀러이나 표지에 생긴 애벌레가 맘에 안 들어서(곤충을 좋아하지 않는다) 넘기려고 했으나, 막상 살펴보니 생각보다 문장 구성이 상당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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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가 과일을 월요일에 하나, 화요일에 두 개, 수요일에 세 개 파먹어 나간다는 식의 책 구성.

그다음 주에는 딸기 한 개, 포도 세 개를 먹는 등 반복적인 문장에서 상황에 변화를 주어, 사물과 숫자의 개념을 명확하게 익히기 좋은 구성이었다.

게다가 아이들이 알아듣기 쉽게, 반복적인 문장구조를 활용하였다.

숫자와 영어 익히기에 좋을 것 같아, 장바구니에 추가하였다.


다음은 개인적인 기대가 컸던 Pete the Cat 시리즈를 찾아보았다.

시리즈가 많아 생각보다 찾기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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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도 적당히 긍정적이고, 활자 수도 많았다. 그림체도 뭔가 아이 그림 수준에 맞게 되어있었고, 자극도 적당해 보였다.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묘하게 눈의 초점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눈동자 동공이 보통 검은색으로 보이고, 홍채색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눈동자 색, 그리고 공막의 색이 하얀색이다.

그런데 여기 Pete the Cat 시리즈는 채색을 강하게 하려다 보니 공막에 채색을 하고, 동공색을 하얗게 하다 보니, 보는 내내 '눈의 초점이 좀 이상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물론 내용이 중요하고, 교육적인 영향은 끼치지 않을 수 있으나, 보는 내내 이질감이 들었다. 내가 민감한 건가...


참고로 Pete the Cat 은 각 책에 따라 읽기 레벨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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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나와있지만, I can read level이라는 것이 있다. (https://www.icanread.com/levels 참고)

2025-01-20 19 10 28.jpg I can read 레벨

My Very First의 권장 연령대는 3-5세이고, 아주 간단한 단어와 짧은 문장, 큰 글씨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 시작하는 유아들에게 적합하다.

My First의 권장 연령대는 5-6세이고, 기본적인 읽기 능력을 키우기 위한 단계로, 간단한 단어와 짧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Level 1의 권장 연령대는 6-7세이고, 짧은 이야기와 기본적인 어휘를 사용하여 독해력을 향상하는 단계이다. 이때부터 스토리의 복잡성이 증가한다.

Level 2의 권장 연령대는 7-8세이고, 더 다양한 어휘와 복잡한 문장을 포함하여 독해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단계이다. 캐릭터와 플롯이 상세하게 다뤄진다.

Level 3의 권장 연령대는 8-9세이고, 더욱 긴 이야기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독립적인 독서를 촉진한다.


I can Read 레벨은 미국의 유명 출판사인 Harper Collins에서 지정한 유명한 읽기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조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출판사의 읽기 프로그램이니만큼, 절대적이진 않고, 도서관에서도 자체적인 읽기 레벨을 지정하여 책을 고르는 것을 돕고 있다.

2025-01-20 19 15 11.jpg 집 앞 도서관에서 (아마) 자체적으로 지정한 읽기 레벨
2025-01-20 19 15 25.jpg 위에 따라 분류된 Pete the Cat 시리즈 - Pete the cat 은 주로 1~2학년 용으로 분류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살펴본 책은 An Elephant and Piggie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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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생각보다 작은 편인데, 내용이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문장이 엄청나게 반복된다. 아래는 cranky라는 표현을 반복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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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머를 섞다 보니 때를 쓰게 만들 수 있는 표현들이 들어있는 점이 우려스럽다.(Cranky라든가)

물론 짱구는 못말려 만화책 내용을 보며 혹시 아이들이 이상한 걸 배우진 않을까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것과 같은 마음일 수도 있다. (나도 어릴때 참 좋아했었는데, 따라한 적은 없었다.)

그래도 영어문장의 규칙을 익히기 좋은 구조임에는 틀림없다.

2025-01-20 19 28 49.jpg Elphant & Piggie 시리즈, 장바구니에 추가

그런 고로 Elephant & Piggie 시리즈가 장바구니에 추가되었다.


이렇게 책들을 훑어보다 보니, 정말 많은 책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25-01-20 19 32 21.jpg 도서관에서 보유한 영어책

그리고 책을 아무리 많이 사더라도, 방대한 도서관의 서재 보유량을 이길 수 없다.

특히 요즘같이 선택장애가 발생하는 시기에 수많은 책으로 아이를 압도할 생각은 없다.

외출이 제한되는 어린 나이에 읽혀줄 수 있는 수준의 책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혼자서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때부터는 도서관에 데리고 다니면 될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갈 수 있는 네 살 이후부터의 책은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지금 산 책이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고, 아이들이 금방 질릴 수도 있다.

차라리 네 살부터는 아이들과 함께 독서 프로그램을 참여하여, 재밌게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에 함께 가서, 그날 읽고 싶은 책을 '집중하여' 읽을 수 있도록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책이 많이 줄었다. 19개 아이템(몇 개 아이템은 set). 그래도 220달러다.

현재까지 장바구니에 남아있는 책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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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기서, 챗GPT를 통해 자체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은 추가적으로 제외하도록 하겠다. Very Hungry Caterpillar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반복적인 문장구조를 활용해서 동화책을 만드는 것도 쉬울 것이고, Elephant & Piggie와 같이 한 가지 표현을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동화책을 만드는 것도 쉬울 것이다.


다만 캐릭터를 정하여 서사를 입히는 것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이미지를 생성할 때 아무리 묘사를 동일하게 해도 캐릭터가 조금씩 달라질 것이므로. 따라서 만약 서사가 있는 동화를 챗GPT로 만든다면, 캐릭터는 직접 제작하고 배경과 상황만 GPT로 만들어 입히는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겠다.


내 무릎에 앉아 같이 책을 읽기 귀찮아할 때는, 인형극을 해 주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물론 책과 다르게 대사와 일부의 내레이션만으로 상황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인형극 포맷의 동화를 별도로 뽑아야 한다.



※ 잡설

1) 책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음이나 전달력 등도 중요하다. 젊었을 때 7년 정도 교회 4~7세 유치부에서 선생님으로 봉사활동을 했었다. 그때 대본도 직접 쓰고 선생님들과 인형극도 많이 해봤는데, 인형을 놓고 이야기를 실감 나게 들려주야 아이들은 이야기에 몰입한다. 너무 몰입하면 무서운 장면에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도 있었다.(엄마를 찾으며 울음을 터뜨리자 선생님들이 대거 투입...)

2) 달러가 많이 비싸니 책을 조금 더 줄이기 위해, 가내수공업으로 동화를 뽑아내는 방법은 다른 편에서 다루겠다.

3) First big book of why와 같이 일부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책을 담아두긴 했는데, 아이가 좋아할지는 미지수다. 도서관에서 찾아보려고 했는데 못 찾아서, 내용을 잘 몰라 그대로 구매할지 말 지 아직도 고민 중. 그냥 미국인들이 많이 샀으니 이유가 있겠지 싶어 냅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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