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세 사이 이중언어 환경이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결론적으로,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가지 않는 선에서, 부모와의 즐거운 상호작용을 통해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인지 발달에 해가 되지 않는다.
최근 초독서증에 관해 찾아보면서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내가 우리 아이를 이중언어로 키우기 위해 계획 중인 OPOL(One Parent One Language, 저희 집에서는 제가 영어로 와이프는 한국어로 대화하려 합니다) 이중언어 커리큘럼에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 우려되어 챗GPT를 활용해 조사해 보았다.
다만 내용이 과하게 길어져 몇 가지 섹션으로 나눠서 다뤄보고자 하며, 우선 오늘은 이중언어가 언어 발달과 논리력에 미치는 영향 위주로 다뤄보겠다.
한 부모는 영어만, 다른 부모는 한국어만 사용하는 OPOL(One Parent One Language) 방식으로 0세부터 자녀를 이중언어 환경에서 키우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기 이중언어 교육은 언어 능력 향상, 인지 발달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어 혼란, 발달 지연 혹은 자폐성 경향 등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특히 0~4세 사이에 영어 노출 3,000시간처럼 집중적인 제2언어 노출을 계획할 경우, 이러한 우려가 현실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본 리포트에서는 최신 연구와 전문가 견해를 바탕으로 다음 내용을 다룹니다:
- 조기 이중언어 환경이 유아의 언어 발달, 논리·인지력 발달에 미치는 영향
- 0~4세 동안 높은 수준의 영어 노출(약 3천 시간)이 발달 지연, 언어 혼란, 인지 발달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분석
-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실천적 전략
- 하루 권장 영어 노출 시간, 적정한 동화책 읽기 양, 부모 간 언어 역할 분리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조기 이중언어 환경이 언어 발달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연구의 일관된 결과입니다.
영아기부터 두 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은 생후 수개월 만에 두 언어를 구별해 내며, 언어 혼란을 보이지 않습니다.
예컨대 신생아~4개월 영아도 영어와 프랑스어처럼 리듬이 다른 두 언어를 명확히 구분하고, 4개월 이중언어 영아는 소리 없이 영상으로 보는 사람의 입모양만으로도 두 언어를 식별해 낼 정도로 민감합니다. 이는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환경의 언어들을 혼동하지 않고 각각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우는 아이는 각 언어별 어휘량이 한 언어만 쓰는 아이에 비해 적게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는 이중언어 유아는 각각의 언어에서 아는 단어 수는 적더라도, 두 언어의 고유 어휘를 합친 “개념어휘”의 총량은 단일언어 유아와 비슷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즉 두 언어에서 각각 50 단어씩 알고 있는 아이는 겹치는 단어를 제외한 개념어휘 수가 90개로, 한 언어로 90 단어를 아는 또래와 총 개념 이해력은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초기 어휘 분산으로 인해 부모는 이중언어 아이가 뒤처진다고 느낄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혼란이나 영구적인 지연이 아니라 정상 범주의 발달로 이해됩니다.
실제로 14개월 이중언어 영아도 단일언어 영아와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능력이 동등하다는 연구가 있어, 두 언어를 듣는 것 자체가 학습능력을 떨어뜨리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코드 스위칭(code-switching), 즉 아이가 한 문장에 두 언어의 단어를 섞어 쓰는 현상도 흔한데, 이는 혼란의 신호가 아니라 이중언어 발달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간주됩니다.
어린아이들은 어휘가 한쪽 언어에서 떠오르지 않을 때 다른 언어에서 빌려오는 식으로 한정된 언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2세만 되어도 대화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고르는 능력을 일부 보여줍니다
즉, 아이가 엄마에게는 한국어로 “물 줘” 하다가 아빠에게는 영어로 “Water”라고 말하는 식으로 상대방에 따라 언어를 조절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코드 믹싱 행동은 언어 혼란의 증거가 아니며, 오히려 아이가 두 언어 체계를 모두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전략으로 봐야 합니다.
조기 이중언어 환경이 아이의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많은 관심을 받아온 주제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두 언어를 사용하는 경험이 일부 인지적 장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중언어 유아들은 **타인의 관점이나 의도를 이해하는 사회적 인지능력(Theory of Mind)**에서 약간의 우위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중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사람마다 아는 언어가 다르므로, 아이가 **“상대방은 내가 아는 말을 다 알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일찍부터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생각을 추론하는 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이중언어를 하는 유치원생들이 단일언어 또래보다 다른 사람의 의도나 원하는 것을 추론하는 과제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또한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으로 불리는 인지적 유연성에서도 약간의 이점이 관찰됩니다. 이중언어 사용자는 두 언어 사이를 수시로 전환하고 한 언어를 사용하면 다른 언어의 간섭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전환 능력이나 주의 전환/억제 능력이 다소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성인뿐 아니라 **영아기(生後)**부터 이러한 차이가 감지되는데, 만 1세 전후 영아들도 이중언어 환경에서 자란 경우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는 과제 등에서 더 나은 수행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또한 기억력 측면에서도, 이중언어 영아가 한 이벤트에서 배운 정보를 새로운 상황에 일반화하는 능력이 단일언어 영아보다 좋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예컨대 이중언어 아동이 특정 인지실험에서 약간 높은 점수를 보이지만, 그렇다고 이중언어를 했다고 해서 전반적인 지능이나 학업능력이 자동으로 월등해지는 것은 아니다는 것입니다.
이중언어로 얻는 인지 유연성 향상이 다른 유형의 **풍부한 경험(예: 음악 조기교육)**에서도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임을 고려하면, 이중언어 환경이 아이의 논리력/인지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이 “아이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마법”은 아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기 이중언어 환경은 아이의 뇌 발달에 긍정적인 자극을 제공하여 사회적 이해력이나 인지적 유연성 측면에서 약간의 이점을 줄 수 있지만, 그 효과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이득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중언어 구사 자체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고, 즐거운 상호작용 속에서 풍부한 자극을 준다면 전반적인 인지 발달에 해가 될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오늘 다룬 내용은 아래 article을 요약해 둔 내용이나 다름없다. 이중언어에 관한 효과와 오해는 외국에서도 심도 있게 다뤄져 온 내용으로, 원문상에는 기타 많은 연구결과가 레퍼런스로 수록되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다음 편에서는 오늘 미처 못 다룬 아래 내용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 0~4세 동안 높은 수준의 영어 노출(약 3천 시간)이 발달 지연, 언어 혼란, 인지 발달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분석
-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실천적 전략
- 하루 권장 영어 노출 시간, 적정한 동화책 읽기 양, 부모 간 언어 역할 분리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