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밤들

나의 밤은 더 깊고도 길다

by 가가책방

밤, 나의 밤이다.

밤은 하나가 아니다.


나의 밤이 있고

다시 시간의 밤이 있다.


시간의 밤과 다른 나의 밤은

더 깊고도 길다

더 길고도 깊다.


하루에 한 번 세상에 내리는 시간의 밤

하루에 수십 번도 나를 삼키는 나의 밤


허기진 아귀 같은 밤을 불러들이는

주술을 알려준 건 누구였던가


이제 나의 밤이 물러가고 잠이 온다

잠,

고단의 중재자,

예외를 모르는 무자비한 폭군이여.

기억을 가져가고 기력을 내어주기를.


아침의 햇살에도

낮의 태양에도

눈뜨지 않을 굳은 마음을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