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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책방 Nov 10. 2017

식물들의 사생활_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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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평화롭고 선량한 걸까?
나는 이 물음에 선뜻 ‘그러하다’라고 답할 수가 없다.

식물들의 완강한 생명력과 번식력, 한 지대 한 세계를 뒤덮을 수 있는 근본적인 가능성은 오히려 두렵기까지 하다.

조용해서 고요할 것만 같은 식물 간의 투쟁은 그악스러울 만큼 이기적인 동인에서 비롯되어 그 전쟁의 양상은 잔혹하고도 오래 이어진다.

먼저 나고 자란 나무 그늘 아래서 싹을 틔운 새싹은 어떤가.
다른 나무가 뿌리 뻗을 자리를 빼앗아 먹고 마실 양식을 끊어버리는 소나무의 생리는 어떤가.

<식물들의 사생활>은 식물 이야기는 아니다. 기구한 운명, 사랑의 사연을 품어온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다.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작가는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들>에 이어 <식물들의 사생활>까지 읽으며 느낀 건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가 몹시 확고하다는 거였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양하게 변주해 내는 게 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안타까운 건 작가가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랑, 들려주려는 사랑 이야기가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거였다.
‘’달라도 많이 달랐다”고 말해둬야겠다.

주제나 전개만 두고 보면 ‘나빴다’고 평하기보다 오히려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작가와의 상성이 맞지 않았다고 말해두어야겠다.

멋지고, 예쁘고, 감동적인, 마음과 눈을 멈추게 하는 문장이 많았다,는 평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 역시 부정할 생각이 없는 평이다.

다음으로 읽게될 작가의 작품은 <사랑의 생애>다.
호평이 많은 작품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누군가에게 추천 받아 출간 되자마자 샀던 책이기도 한데, 또 어떻게 읽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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