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줄리뷰
말랑한 감성이 종종 거북하게 느껴지고는 한다.
언제부터라고 콕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걸 깨달은 이후로 동종의 책들과 멀어진 게 당연하게도.
가을이라, 그 가을도 늦고 늦은 늦가을이라 읽기 시작한 건 아니고,
일을 하다보니 필요성이 생겨 읽기 시작한 걸 제법 꼼꼼히 읽게 됐다.
아침 감성이라고 해야할까?
예술인의 감수성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까?
거창하지 않은 일상의 조각들을 타일로 만들어 하나의 타일화을 완성하듯 그렇게 그려낸 이야기들이 모여 있다.
소소한 이야기들에 작은 공감과 울림을 느끼고,
‘이런 걸 느끼다니 나도 제법 제대로 된 인간인걸?’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치기 어린, 허세 가득한 글이 아니어서 좋았다.
오랜 경험과 삶 속에서 생각하고 느낀 이야기들을 무게 잡는 일 없이 소탈하게 늘어 놓는 모습도.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후회 없이!’를 외치는 사람을 안다.
나는 그 사람의 그 태도가 부럽기만 하다.
부럽다는 건 그리 하지 못하고 있음 혹은 그리 할 수 없음을 전제로 한 감정이니 쓸쓸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온전히 집중하는 순간들이 있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건 할 수 있으므로 나는 그리 하기로 한다.
하루하루가 더해지더니 일 주일이 되고, 일 주일 일 주일이 더해지면 한 달이 되고, 한 달 한 달이 더해지면 일 년이 되고 이 년이 되고 십 년이 되리라.
하루하루를 마지막처럼 살아간다고 해서 내일을 기다리지 않을 이유는 없다.
오늘에 안녕을 고하고,
내일 밝아올 오늘을 안녕하고 반기는 일.
삶이란 그런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