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하, 북상 계절을 찾아 나서는 항해
어제 낮. 따가운 뙤약볕을 곱다시 쪼여가며 달리던 배 안에서, 열심히 돌고 있던 냉방기의 냉기 출구 부근에 얼음이 얼어 붙기 시작했다. 그 상황은 냉방 파이프 구멍을 좁게 만든 셈으로, 냉방기의 기능을 떨어지게 하였고, 그걸 녹이느라고 잠깐 냉기 공급 운전을 중단하게 되었었다.
그 순간 밖으로 열리는 문마다 한낮의 무더위가 냉기가 물러 난 배 안으로 순간적으로 몰려들며, 냉방기가 고쳐지는 순간까지 땀을 뻘뻘 흘리는 짜증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했다.
그래 봐야 오늘의 위치보다 남쪽으로 240 ~ 250 해리 정도 떨어져 있든 해역에서, 그런 무더위에 휩싸여 냉방기의 잠깐 중단을 무척이나 아쉬워했던 거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은 우리 앞길에 걸려있는 정체 전선대의 영향으로 비가 좀 뿌려지고 기온도 내려가 냉기가 공급되는 에어컨디셔너의 작동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로 선내 전반이 시원해 가고 있다.
남하하거나 북상하는, 남북 수직으로 움직이는 항로의 특성은 이렇게 하루 항주의 거리라도 민감한 기온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계속 북쪽으로 올라왔다고 해서 점점 서늘하니 느껴지며 짧게 입은 남방셔츠가 부담스러워지며, 갑자기 스며드는 냉기에 오싹하니 소름 돋으며 추워하는 모습이라니, 내가 봐도 너무 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북회귀선(주*1)은 벌써 돌아 내려서 이미 적도 까지도 통과한 태양이 남회귀선(주*2)을 향하고 있는 이제부터의 우리 배 하루거리 움직임은 시간마다 여름을 보내고 겨울을 향해 가는 모습을 준비하는 꼴이다.
그렇게 떠난 태양의 궤도는 자신이 떠나버린 북반구로 슬금슬금 겨울이 찾아들게 부추기고, 계절에 민감한 우리들 마음은 더불어 초조감을 불러 갖는다.
새벽에 운동을 하러 주갑판으로 내려갔을 때. 잔뜩 흐린 날씨에 비 마저 흩뿌려져서 운동을 포기하고, 자전거 페달 밟기로 마무리 지었었다. 지금 생각해도 만약 그때 갑판에서의 운동을 강행하여 비라도 맞으며 돌았다면, 고뿔에 걸렸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며, 건강에 유의하라는 경고를 내려주었을 거라 여겨진다.
지금의 우리 배는 환절기를 찾아 지구를 섭렵하는 모습이니까...
주*1 : 북회귀선 [北回歸線, Tropic of cancer] 북위 23도 27분의 위도선
하지선(夏至線)이라고도 한다. 하지 날에 태양이 남중하였을 때의 고도가 90°가 되고, 태양이 천정을 통과하는 위선임과 동시에 북반구에서의 열대와 온대를 구분하는 경계선이기도 하다. 태양은 춘분에 하늘의 적도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질러 하지에 북회귀선상에 이르며 결코 이 선보다 고 위도 지방으로 가지 않는다.
이 선은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여 인도의 캘커타, 중국의 광저우[廣州] 북쪽을 통과하고, 타이완 중앙부, 이오 섬[硫黃島] 남쪽을 거쳐 멕시코를 지나 쿠바 북쪽을 통과하는 선이다. (인터넷 Naver. 백과사전에서)
주*2 : 남회귀선 [南回歸線, Tropic of capricorn] 남위 23도 27분의 위도선
북반구에서는 동지선(冬至線)이라고도 한다. 동짓날 태양의 남중 고도가 90°로 되어 천정(天頂)을 통과하는 위선이며, 남반구에서는 열대와 온대를 구분하는 경계선이다. 북반구의 북회귀선에 대응된다.
오세아니아의 거의 중앙부를 횡단하여, 칠레의 안토파가스타에서 남아메리카를 가로질러 브라질의 상파울루를 지나, 남서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칼라하리 사막을 횡단하여 모잠비크의 남부를 통과한다 (인터넷 Naver. 백과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