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하선을 조르는 중국 선원

진의를 파악할 수 없는 하선 요청

by 전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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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하선을 원하는 중국교포 선원에 대한 메모.


<<지난 130 항차인 2001. 02.03 포항 11번 선석에 접안하여 석탄 양하 작업 중이던 2030 시경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 선미가 부두에서 벌어지면서, 팽팽해진 선미 브레스트 라인중 한 개가 아이 부근이 끊어지는 일이 발생하였었다.

이 과정에서 갑판수 박 OO(조선족 중국인)이 가슴을 튕겨진 라인에 얻어맞은 일이 발생하였으나 크게 다쳤던 것은 아니기에 치료하고 그냥 지나치게 되었다. 그러나 본선은 그날 밤새도록 두 척의 터그보트를 사용하여 바람에 대항한 부두로 밀어붙이는 작업을 받아야 했다.


출항 후인 131 항차, 호주 첫 기항지인 뉴캐슬에서 상기 박 OO 이 가슴이 아파서 병원에 보내달라고 한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하루만 접안한 짧은 시간이라 뉴캐슬에선 병원에 갈 수 없어서 차항인 그래드스톤 기항 시인 4월 5일에 병원에 가도록 조치해 주었다.


그래드 스톤에서 내원 진찰 받은 당시 의사의 처방은 가슴을 부딪치며 척추 쪽과 연결된 신경부위를 자극한 것이 통증의 원인이라며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진단서가 나왔다.


그 후 본선에서는 힘든 작업에서는 상기인을 열외 시켜가며 몸이 회복되기를 바랐으나, 계속 같은 정도로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연가 하선을 신청하였다.

하지만 차 항차가 수리차 독킹으로 중국에 기항하는 때문에, 그때에 하선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회사와 본선의 판단으로 한 항차 더 계승한 후 중국에 기항 시 하선 교대토록 예정했습니다.


이제 광양 입항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또다시 이곳에서 내려 줄 것을 원하므로, 계속 이런 식의 여러 사람을 번거롭게 만드는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교대 시킴이 모두에게 좋겠다는 판단이므로, 금 항차 광양 기항 시 선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갑판장의 의견을 물은 결과, 교대자가 없는 결원 상태가 되는 한이 있어도, 교대시켜주는 것이 선내 분위기에도 아주 좋겠다는 의견임을 첨언합니다.>>


이런 메모를 이메일로 본선의 선원 담당에게 보내려 다가, 일단은 본선 상황을 회사에 빨리 알려 두는 게 나을 것이라 여겨 인관실로 전화를 걸었는데 인관실 담당자도 본선이 원하는 방향인 금항 국내 입항 시 교대 하선하는 데에 동의해 주었다.


통상적으로 본선에서 사고 등으로 약간의 몸을 다친 대부분의 선원들의 경우 계속 승선하면서 치료 등 모든 일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동의를 하고 그에 따르는데, 개중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이 자주 바뀌어 하선하겠다는 말을 하며 본선의 스케줄을 어지럽게 만드는 사람도 종종 있기는 하다.


이번 중국교포 선원의 경우도 별로 크게 다친 것이 아니건만, 그 일을 빌미 삼아 심심하면 하선하겠다는 말을 꺼내는 모습을 보여 동료들 간의 선내 분위기도 흐리게 만들고, 선내 행정에도 지장을 주는 일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음 떠난 사람 붙잡아서 득 될 것 없는 것이기에, 이미 본선에 대한 애정을 버리고 떠나려 하는 사람은 붙잡아 봐야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 제공하는 일 밖에 더 안된 경우도 여러 번 경험해봤다.

따라서 이런 선원을 만났을 때는 더 이상 달래거나 회유하며, 같이 승선 생활을 이어 가기보다는 빨리 내려주도록 하는 것이 본선의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유리한 판단이라고 그간의 경험치는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판단으론 양측 모두에게 여러모로 유리해 보이는 중국 기항 시 교대한다는 언질을 마다하고, 국내에서의 하선을 집요하게 청하는 저변에는 혹시 국내에서 배를 내린 후, 다른 일을 찾아보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근래 잦은 중국 선원들의 승선중 불법이탈이 불러준 여파이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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