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열다섯 번째 편지

주섬주섬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본 편지이다.

by 전희태

셋 성아 08월 16일

이제 아침저녁으로 이곳 중국도 시원한 바람이 분단다. 단지 조선소 내의 공기라 깨끗지 못한 게 흠이긴 하지만 계절은 이렇게 찾아오는 모양이다.


며칠 만에 아빠와 외출을 하였다. 기관장님도 함께였는데 이제는 비싼 택시를 타지 않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외출을 하려고 작정하여 딸딸이 차를 승차 전에 거래하여 3명이 5위안을 주고 큰 길가까지 탔고 거기서 한 사람 당 4위안씩 12위안 주고 대련 시내 승리 광장 앞 기차(火車) 역 종점까지 갔는데 택시 탔을 때와 비슷하게 한 30분 만에 도착하더구나.


기관장이 잘 안다고 하는 발 마사지하는 곳을 찾아갔다가 나까지 발 마사지를 했구나.

사실은 옆에서 아빠 하는 걸 보고 있다가 집에 가서 실습을 하려 했는데 나까지 받았단다.

시원하더라. 듣기는 마사지받으면 굉장히 아프다고 하던데 그런 것까지는 아니고. 아빠는 코까지 골며 주무실 정도였으니......


오늘은 또 부식 사러 시장에 갈 것 같다. 선식에 맡기는 것보다 우리가 구입하면 가격이 싼 것도 있지만 싱싱한 채소를 우리 구미에 맞게 살 수 있으니 구경도 겸해서 그러는 것이지.

아빠는 내가 물건 값을 너무 깎는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도 사람 사는 시장의 한 재미가 아니겠니?

F807(5726)1.jpg 성해공원에서.

잘 정돈된 이 잔디밭이 모두 사람들이 거의 맨손을 위주로 한 풀 뜯어주기 관리로 이렇게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믿거나 말거나 사항이다.


셋 성아!

지난 일이지만, 얼마 전 성해 공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란다. 화장실을 찾아갔다가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 왜냐고? 다른 것이 아니고 공중 화장실의 문이 없는 거야.

모두 문도 없는 곳에 그냥 앉아 볼일을 보는데 이번에는 어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들어오더니 수영장 갔다 온 수영복을 홀랑홀랑 벗더니 옷을 갈아입는 거야.


참 이상한 곳이야. 이렇게 지저분하고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상상이나 되니? 우리나라에서는 꿈도 못 꾸어볼 일이지 뭐냐. 이렇게 이 나라는 남 생각은 안 하고 오로지 자기 생각만 하고 사는 곳인가 싶어 또 한 번 놀랬었다는 거지.


어때 요즈음 모두들 잘 지내고들 있겠지? 할머니께서도 안녕하시고? 건강은 어떠시냐?

큰애야! 너 병원에 다녀왔니? 책에서 본 건데 찬 것을 너무 많이 먹다 보면 몸속의 장기가 모두 나빠진다고 하더라. 특히 신장이 나빠진다는데 너는 더욱 조심해야겠고 찬물을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도록 해보면 안 되겠니? 대장, 소장도 그렇고 설사를 자주 하게 된다고 하더라.

그리고 녹차도 찬 음식이라 많이 먹는 것이 좋지 못하단다. 하루에 한, 두 잔이 좋단다.


둘째야! 니는 정말 너무 하잖아 편지 한 장 쓰지 못할 정도로 바쁘냐? 엄마 나중에 가서 보자 짜식 덥고 힘들더라도 한 장쯤 날려주어야 되는 것 아니겠어? 그런데 영 무소식이니^^


막내. 형들 한데 이야기 전해 듣긴 하지만 우리한테 편지 한 장 써봐라. 전화만 하지 말고 알겠지? 잘 지내리라 믿고 또 건강하리라 믿고 군 생활은 더욱 잘하리라 믿는다.


항상 우리 모두 건강하고 늘 주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날들을 보내자고 기원하며 이제 오늘의 이야기는 끝을 내어야겠구나. 즐겁고 기쁘고 감사하는 날들이 계속 이어지길---.

중국에서 셋 성이 한 테 사랑을 보내면서 엄마가 아빠/엄마의 열다섯 번째 소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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